• 사학법 처리에 반발해 사흘째 장외투쟁과 국회의장실 점거 등 강공을 펼치고 있는 한나라당이 집안단속에서 잇따라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 대표가 평소와 달리 고압적인 태도로 소속 의원들의 '이탈'을 막고 있지만 당내 '잡음'은 끊임없이 분출되고 있다. 14일 고진화 의원이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 대표의 장외투쟁을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고 전교조를 두둔하자 박 대표는 15일 고 의원을 겨냥, 공개적으로 경고를 보냈다.
     
    그러나 이번엔 당 서열 2위인 원희룡 최고위원이 박 대표에게 반기를 들었다. 원 위원은 14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사학법 개정을 곧 '전교조의 사학 경영권 침해→친북·반미 이념 주입 강화'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접근이자 잘못된 방향 설정"이라며 박 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원 위원은 "이 같은 과도한 접근과 잘못된 방향 설정은 사학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으며 사학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그간의 우리 한나라당의 노력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동"이라며 "해묵은 색깔론과 전교조의 사학장악이라는 비현실적 홍보는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있었던 한나라당내 각종회의, 모임 등에서 이 같은 말들을 해왔다"며 "지금까지 변치않고 있는 저 원희룡의 소신이자 속마음"이라고 밝혔다.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젠 당내에서 이야기를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원 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를 통해 당의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에 연사로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초 원 의원은 15일 장외집회의 연사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미리 만들어진 당보를 본 원 위원은 당이 주장하는 논리가 자신의 소신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 연사로 나설 수 없다고 밝힌 것.

    당보는 다름 아닌 원 의원과 함께 당내 대표적 소장파 의원으로 불리는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의 작품이다. 원 최고위원은 정 본부장을 향해 "논리를 지나치게 잡으셔서 그 논리대로 제가 연설을 못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 위원은 주말 예정된 서울시청 앞 대규모 촛불집회엔 참석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