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무효화를 위한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시동을 걸었다.

    한나라당은 13일 오전 서울 명동과 오후 서울역에서 잇따라 ‘전교조로부터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 거리집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매일 오전 11시30분, 오후 5시에 사학법 문제점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위해 거리로 나선다.

    한나라당은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본부’(본부장 이규택 의원) 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갖고 향후 구체적인 장외투쟁 일정을 확정했다. 이날 명동과 서울역에서의 집회를 시작으로 ▲14일 오전 강남터미널, 오후 동대문 밀리오레 앞 ▲15일 오전 영등포역, 오후 미정 ▲16일 4시30분 서울시청 광장 등에서 장외투쟁을 이어간다.

    이날 집회가 끝난 후 박근혜 대표는 김수환 추기경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 최성규 목사를 만나 사학법 개정안에 대한 문제점을 알리고 조언을 구할 예정이다.

    9일 본회의 녹화 테이프 입수, 국회의장 불신임 결의안 제출

    더불어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김원기 국회의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의장실 점거농성을 계속 이어가는 등 원내투쟁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대리투표 의혹을 밝히기 위해 당시 본회의 전 과정을 생중계한 녹화 테이프를 입수해 분석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국회에 제출한 불신임 결의안을 통해 “김 의장은 지난 9일 제256회 국회 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사학법 개정안의 상정과 표결 과정에 중립적이고 공정한 의사 진행 의무가 있음에도 편파적인 의사진행으로 중립의무를 어겼다”며 “국회법을 위반한 표결처리로 의회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공보부대표는 김 의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 제출 이유로 ▲본회의 개회 시각 두 시간 전 여당 의원 먼저 입장 ▲협의 없이 다섯 번째였던 사학법을 첫 번째로 의사일정 변경 ▲직권상정 전 중간보고 생략 ▲표결시간 연장 ▲대리투표 의혹 방관 등을 꼽았다.

    장외투쟁 결의 다지는 지도부, 반면 소속 의원들은 …

    장외집회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단결을 위해 마련된 이날 의총에서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맘 때면 늘 민생경제 서민 경제를 말하는 여당이 연말에 민생을 팽개치고 먹고 사는 것과 관계없는 사학법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며 “그리고서는 거꾸로 한나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적반하장으로 나온다. 후안무치한 집단이다”고 여당을 맹성토했다.

    장외집회를 위해 목폴라티를 입고 온 강 원내대표는 “이 의원을 중심으로 운동본부에서 장외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며 “모든 것이 원내에서 해결 못한 원내대표의 책임이지만 당을 위해 매서운 찬바람을 직접 맞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우리아이지키기 운동본부장인 이 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야당으로서 '웰빙당', '약한 당'이라는 등 비판을 들어왔다”며 “우리 운동본부와 함께 정말 야당인 한나라당이 얼마나 무서운 당이며 온실 속 웰빙당이 아닌 야산과 같은 무서운 야당이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거리 투쟁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유정복 대표비서실장은 “거리투쟁과 장외투쟁에 있어 야당의 선명성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가 가지고 있는 본질에 대해 한나라당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국민들이 아직도 (사학법) 본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만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학법 무효투쟁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결의에도 불구하고 소속 의원들 중 일부는 의총이 시작될 시각에 여성위원장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개인 정책토론회 일정과 집회 일정이 겹치는 등 ‘따로 노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해 한나라당이 '총력투쟁'을 어떻게 전개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