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운이 감돌던 국회에서 결국 여야가 ‘한판’ 붙고야 말았다.

    사립학교법 본회의 상정을 놓고 소속 의원 총동원령까지 내리며 전의를 다지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9일 낮 12시경 본회의장 앞에서 충돌했다. 한나라당이 사학법 의장 직권상정 저지를 위해 본회의장 점거를 예고했던 상황에서 열린당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입장 자체를 막아 선 것이다.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3군데의 출입구마다 ‘들어가려는’ 한나라당과 ‘막으려는’ 열린당의 의원 보좌진 당직자들이 뒤섞이면서 곳곳에서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에 본회의장 앞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이 같은 양측의 충돌로 결국 본회의장 오른쪽 출입구 유리문이 깨지는 위험한 상황까지 발생했지만 여야는 한 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았다. 유리문이 깨지면서 ‘1차 저지선’이 붕괴되자 ‘2차 저지선’인 또 하나의 출입문을 뚫기 위해 여야 의원·보좌진들이 이곳으로 몰리면서 "열린당인지 벌린당인지 문열어라" "어디서 벌린당이냐. 이름 똑바로 불러라" 등 감정 섞인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본회의장 출입구 앞에서의 팽팽한 대립으로 진전이 보이지 않자 한나라당 임태희 황진하 엄호성 의원 등은 1시 20분경 대열을 정비해 본회의장 중앙문을 통한 진입을 시도했다. 순간 양측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와중에 열린당 정봉주 의원과 한나라당 당직자 사이에 “똑바로 하라”는 등의 욕설이 오갔으며 열린당 민병두 의원이 다치기도 했다.

    출입문을 두고 여야가 충돌하는 동안 한나라당 남경필 박성범 전여옥 의원 등 8명은 '전교조한테 우리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기도 했다.

    오후 1시50분경 의원들이 하나둘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면서 사학법을 둘러싼 여야의 '1차전'은 마무리됐다. 현재 열린당 박영선 의원이 국회의장석을 차지했으며 김낙순 장경수 노현송 이강래 의원 등이 그 주변을 에워싸며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양측은 의장석 쟁탈을 위한 ‘2차전’ 시작을 위해 잠시 휴전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