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 등 정부·여당 인사의 잇단 광주총출동으로 광주를 기반으로 호남지역에서의 내년 지방선거 압승을 노리고 있는 민주당의 심기가 불편하다.

    얼마 전 광주시당위원장에 당선된 유종필 대변인은 8일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광주를 방문해 민주당을 비판한 것과 관련, “1960년대 대중가요에 ‘웃는 얼굴 다정해도 믿을 수 없어요’라는 노래가 있는데 딱 그 꼴 났다”며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는데 웃는 얼굴로 침 뱉는 것을 어제 보았다”고 반격했다.

    유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과 열린당 지도부가 광주에 총출동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거기서 느닷없이 민주당을 공격하고 민주당 소속 박광태 광주시장을 공격했다”며 “정 의장이 늘 웃는 얼굴에 온화한 표정이어서 믿고 있었는데…”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그분(정 의장)이 웃는 얼굴로 느닷없이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연대 이야기를 하고 한화갑 대표를 공격했다”며 “한나라당에게 정권과 권력을 다 주겠다고 같이 살자고 했던 사람들이 자기들이 했던 말은 잊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터무니없이, 느닷없이 공격당했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 유 대변인은 “정 의장이 당선된 직후 좁은 민주당 마포 당사를 방문할 때 미안한 표정을 지었었다”며 “그래서 대선 빚 44억 변제와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요구했더니 대선 빚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꼭 해결하겠다고 똑부러지게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섭단체제도에 대해서도 ‘소수당의 여러 문제…’하면서 ‘소수당이라고 해서 미안하다, 한식구인데…’라며 충분히 고민하겠다고 했었다”며 “그래놓고 느닷없이 광주에 와서 민주당을 터무니없이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열린당은 집권당이고 과반수에 육박하는 당이면서 국회의원 몇 명 안 되는 민주당을 한 뿌리라고 칭찬했다, 공격도 하는데 입장을 한가지로 해라”며 “국민과 대변인이 헷갈려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은 뒤 “정 의장은 민주당 공격에 앞서 열린당내에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이나 민주당과의 합당 주장이 나오지 않도록 집안단속이나 잘하라”고 충고했다.

    한나라 “지방선거 다가오니 호남표가 매우 아쉬운 모양”

    한나라당도 정부·여당 인사의 광주총출동에 대해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소용돌이 정치하겠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과 비서실장, 여당 의장 등이 날을 잡아 총출동해서 달콤한 이야기를 쏟아낸 것을 보고 선거가 가까워 옴을 실감했다”며 “광주와 호남을 위해 할 일이 있으면 초부터 명확하게 계획해서 추진했어야 옳다. 광주문화중심도시 육성은 한나라당도 찬성해 준 것으로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느닷없이 노 대통령과 정 의장 등이 동시에 광주를 방문해 근래 보기 드문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이어 열린당이 (종부세와 사학법에 대해) 강경으로 선회한 것이 상호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와 노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나서 소용돌이를 일으켜 정국 방향을 바꾸려는 암시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같은 당 호남출신인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과 열린당이 광주에 간 까닭은 꺼져가는 지역감정에 다시 불을 지피고 청와대발 색깔론을 제기해 국론 분열을 조장하고 정권 초 버렸던 5․18을 다시 앞세워 이득을 챙기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직접 정치 전면에 나서고 지역감정․역색깔론을 자극해 소용돌이 정치,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하겠다는 속셈”이라며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지방선거가 다가오니 반개혁세력이라던 민주당과 호남표가 매우 아쉬운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과 열린당은 진실하지 못하다”며 “3년 전 국민 환호를 다시 듣고 싶겠지만 광주 시민이 당신들의 사탕발림에 흔들릴 정도로 마음 약하거나 안목이 짧은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