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시 허위계획서로 지원금 1억8천 따내..대법원서 사기죄 확정
  • 군 가산점제 폐지, 여성 할당제 등을 주장하던 ‘페미니스트’ 출신 민주통합당 비례대표의 남편이 사기 혐의로 대법원서 최종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4월 3일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은 허위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산림조합중앙회 지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기소된 前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서주원 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허위로 작성한 사업계획서와 기금교부신청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산림조합중앙회가 녹색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환경운동연합이 착오로 녹색자금을 교부받았다고 보더라도 사기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기죄의 기망행위 및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홍수피해 방지'를 위한 4대강 사업 반대를 주도하며 제주해군기지 건설반대, 한미FTA 반대 등에 참여하고 있다. 

  • ▲ 2004년 3월30일 당시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범국민행동' 공동대표 자격으로 종로경찰서에 자진출두한 김기식 당시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왼쪽부터)의 모습.
    ▲ 2004년 3월30일 당시 '탄핵무효 부패정치청산 범국민행동' 공동대표 자격으로 종로경찰서에 자진출두한 김기식 당시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왼쪽부터)의 모습.

    서 씨는 2003년 제6대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뒤 2005년까지 총괄관리 업무를 맡았다. 이때 환경운동연합은 자신들이 지원하는 어린이 산림교육용 연극 ‘뮤지컬 로빈손’ 공연이 끝났다는 사실을 숨기고, 이 공연에 1억4,600만 원을 지원할 것처럼 사업계획서를 꾸며 산림조합중앙회에 ‘녹색자금 교부신청서’를 제출, 모두 1억8천여만 원의 지원금을 타냈다. 이 사업계획서 작성 및 제출 책임자가 서 씨다.

    환경운동연합에게 지원금을 교부한 산림조합중앙회는 1949년 설립된 산림청 소속의 특수법인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렇게 받아낸 1억8천만 원의 지원금 중 절반 가량을 간사 등의 인건비, 활동비 등으로 썼다.

    '허위 사업계획서'로 억대의 지원금을 받은 사실은 후원금 모금을 맡은 또 다른 환경운동연합 간부 김 모 씨가 간사 박 모 씨와 함께 태안 기름유출 사고 후원 명목으로 기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기부금 2억 원 중 절반 가량을 각자 전세금이나 승용차 구입, 여자 친구 용돈을 주는 등 개인용도로 쓰다 발각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문제가 커지자 환경운동연합 측 이들을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가 수사를 맡았다. 수사 결과 서 씨와 김 씨, 박 씨 등 관계자 다수가 구속기소됐다. 이후 1, 2심 재판부는 서 씨가 지원금을 다른 목적으로 쓴 사실을 인정했지만, 개인적으로 이득을 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런 서 씨는 19대 총선에서 민통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남윤인순 의원의 남편이다. 서 씨가 남윤인순 의원과 인천에서 함께 투표하는 모습은 한 여성계 언론에 실리기도 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페미니스트’로 유명하다. 남윤인순 의원은 1990년대 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시절부터 군 가산점제 폐지, 호주제 폐지 운동에 적극 앞장섰다. 여성단체연합 대표가 된 후에는 자신의 주장을 그대로 관철시킨 바 있다.

    남윤인순 의원이 이끌던 ‘여성단체’는 제주해군기지 건설반대, 한미FTA반대 등과 함께 다문화가정 적극 지원, 선출직 공직 여성할당제, 여성부 역할 강화 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나꼼수의 '정봉주 비키니 응원'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성명조차 내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남윤인순 의원도 총선 직전 ‘선출 공직 여성할당제’를 적극 주장해 민통당 내에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 ▲ 2007년 7월 KBS 토론에 출연한 전원책 변호사와 남윤인순 당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시청자들은 전 변호사의 지적에 아무런 말을 못한 남윤인순 대표를 기억한다..
    ▲ 2007년 7월 KBS 토론에 출연한 전원책 변호사와 남윤인순 당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시청자들은 전 변호사의 지적에 아무런 말을 못한 남윤인순 대표를 기억한다..

    19대 총선 전인 지난 2월 8일 남윤인순 당시 민통당 여성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자 중 15%는 무조건 여성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 정청래 마포을 후보가 “여기가 무슨 이화여대 동문회냐”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같은 ‘여성계’ 출신인 한명숙 前대표가 남윤인순 최고위원을 적극 지지하면서 ‘민통당에서 내분이 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 김형태 의원이 제수씨를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성추행 범죄자와 함께 국회에 있을 수 없다”며 사퇴를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이처럼 ‘강성 페미니스트’인 남윤인순 의원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부정적인 편이다. 특히 그가 2007년 7월 군 가산점제 부활에 관한 방송토론에 출연해 전원책 변호사로부터 “여자들은 남자가 군대에 있을 동안 2.5% 성적도 못 올리느냐”는 말을 들은 뒤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모습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많다.

    따라서 남윤인순 의원의 남편이 ‘환경운동연합 사기’에 연루돼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 ▲ 최 열 前환경운동연합 대표. 최 前대표는 지난 1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금횡령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최 열 前환경운동연합 대표. 최 前대표는 지난 1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금횡령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