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인터뷰…자민당 4개 개헌 항목 중 우선순위 수정선거구 합구 해소 등 2개 선행 논의 추진내후년 참의원 선거 전 개헌안 발의·국민투표 시사
  •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교도 / 연합뉴스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교도 / 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추진해온 헌법 개정 구상에서 우선순위가 재조정되는 흐름이 감지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긴급사태 조항 신설과 참의원 선거구 개편 문제를 먼저 다루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정치적 합의 가능성이 높은 사안부터 처리하려는 ‘단계적 개헌’ 전략이 부상하는 모습이다.

    일본 헌법 시행 79주년 기념일을 맞아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보수 성향 산케이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자민당이 그간 제시해온 4대 개헌 항목 가운데 일부를 선별해 우선 논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기존에는 자위대의 헌법상 지위를 명확히 하는 문제가 핵심 의제로 꼽혔지만, 정치 현실을 고려해 접근 순서를 바꾸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그는 모든 개헌 항목을 동일한 속도로 추진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선거구 통합(합구) 해소와 긴급사태 조항을 시급 과제로 지목했다.

    합구 문제는 인구가 적은 지역의 대표성이 약화된다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한 사안이다.

    실제 일정을 염두에 둔 발언도 이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후년 참의원(상원) 선거 이전 개헌안 발의와 국민투표 가능성을 열어두며 속도전에 나설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개헌안 발의와 국민투표 시기에 대해 "'일각이라도 빠르게'라는 생각을 자민당 총재로서 강하게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정기국회에서 개헌안이 발의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긴급사태 조항 신설 역시 주요 변수다. 대규모 자연재해나 테러 상황에서 정부 권한을 확대해 신속 대응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권력 집중과 민주적 통제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긴급사태 조항이 도입될 경우 중의원 임기 연장과 맞물려 참의원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여당 내부에서 제기된다.

    반면 헌법 9조 개정, 즉 자위대 명기 문제는 여전히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사안의 중요성을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당장 결론을 서두르기보다는 기존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이날 인터뷰의 요지는 이념적 상징성이 큰 헌법 9조의 개정보다, 선거제와 국가 비상권한처럼 현실 정치에서 신속한 합의가 가능한 분야를 먼저 처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일본 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 육해공군 전력 보유와 교전권 부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