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후 몰랐다" … 다보스 면담 무색29일 장관 급파 … 뒷북 진의 파악여야 입법 갈등, 관세 인상 빌미 초래
  • ▲ 여한구(왼쪽)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문신학 1차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에게 대미 관세 관련 현안 보고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01.27. ⓒ뉴시스
    ▲ 여한구(왼쪽)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문신학 1차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에게 대미 관세 관련 현안 보고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01.27.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회의 입법 지연을 명분으로 한국산 자동차와 목재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 인상을 기습 선언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불과 며칠 전까지 미국 측과 수차례 대면하고도 이러한 기류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27일 오후 문신학 산업부 차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의 비공개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측의 보고 내용을 공개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SNS 선언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 보고로는 이번 건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며 "특히 어떤 예고 징후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여 본부장이 미국 USTR(무역대표부) 대표 등 관계자들을 3차례 정도 만났는데 국회에서 입법 늦어지는 것에 대해 어떠한 컴플레인, 논의도 없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을 오는 29일 미국으로 급파해 러트닉 상무장관과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나는 등 뒤늦은 수습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김정관 장관은 현재 캐나다에 있는데 내일까지 캐나다 일정을 보고 29일 미국으로 갈 예정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갑작스러운 발표에 대해 진의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어디서 발생한 문제인지 파악하고 우리나라 국회의 처리 과정에 대한 입장도 설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관세 인상의 공식 명분은 '대미투자특별법' 등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 지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제정하지 않았기에 나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 관세 품목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미국 측이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에 대해 미국과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좀 덜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통상 빨리 진행해도 6~7개월 이상 소요되고 패스트트랙에 올려도 6개월 넘게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결과적으로 우리 정부와 여당이 '트럼프식 압박'을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권 여당이 추진 중인 '특별법 방식'과 야당이 요구하는 '국회 비준 방식'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는 사이 미국 측에 관세 인상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