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민 의원 "절차도 합당도 반대 … 이미 졸속"李 지지자들 "민주 청년들이 조국을 어찌 견디나"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오는 3월 안에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을 굳혔지만 당 내부와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합당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상대당인 조국혁신당도 민주당의 '흡수 합당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양당의 합당이 성사되기까지 험준한 과정이 될 전망이다.

    대전·충남 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27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정 대표의 합당 발표에 대해 '절차를 문제 삼는 건가, 합당 자체를 반대하는 건가'라는 질문을 받고 "둘 다"라고 답했다.

    장 의원은 "절차 자체가 망가진 채로 이뤄지다 보니 합당 자체도 정말 졸속 합당이 안 되기가 어려운 상황이 이미 됐다"며 "지금 합당을 한다면 당장 의문이 생기지 않나. 예를 들면 조국 대표는 같이 공동대표를 하는 건가"라고 말했다.

    특히 "(흡수 합당은) 조국혁신당 국회의원들만 안온하게 우리 큰 정당에 온다는 의미 말고는 아무 것도 안 남는 합당이고 민주당 당원들도 결국 그렇게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을 텐데 그런 합당이 될 가능성이 아예 없다"며 조국혁신당의 합당 지분권 요구로 인한 갈등을 예상했다.

    앞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사전 교감이 없었던 데다 발표 시점 등 문제를 둘러싸고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 대표의 '독단' 논란이 불거졌다.

    친명(친이재명)으로 꼽히는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도 "절차적 정당성 없는 독단적 합당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 최고위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정 대표를 향해 "대통령 팔이"라며 비판했다. 친명계인 이건태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정 대표의 '연임용'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동의한다"면서 "전략적으로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합당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은 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향후에 "합당하지 말고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류하면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조국혁신당에서 불거진 성비위 논란을 문제 삼으며 "조국당 성 비위가 민주당 성 비위가 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해 9월 강미정 전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당내 성 비위 및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를 폭로하면서 파문에 휩싸였다.

    여기에 조국 대표의 미온적인 대처는 관련 사건 피해자와 조력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 됐다는 논란이 커졌다. 성 비위 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황현선 전 사무총장이 복귀한 것도 조국혁신당의 쇄신 의지에 의문을 남겼다.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2%의 지지율로 지방선거에서 사멸되고 빚더미에 앉을 정당을 민주당이 살려주는 것", "조국당의 황현선이 이재명 대통령이 만든 우리 당원존에서 '셀카'를 찍게 되는 걸 어찌 견디겠나. 조국을 민주당 청년들이 어떻게 견디라는 것인가"라는 등의 주장이 호응을 얻으며 '합당 반대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의 합당 상대인 조국혁신당도 합당 논의에 착수하면서도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당명 유지 등 '흡수 합당론'을 내걸자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불거진 것이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더인터뷰'에서 "무례한 일방주의"라며 "민주당이 논의해야 할 상대에 대한 존중이나 이런 것 없이 일방주의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상당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국혁신당은 전날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통해 민주당과의 합당 여부는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고 관련 협의에 대한 전권은 '조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별세로 이번 주를 공식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고 당의 정치 일정과 현안 논의는 연기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논의하고자 계획한 정책의원총회 등을 잠정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