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양향자 "본인이 풀어야 할 사안"한동훈 "감사 결과 조작돼 … 설명하고 사과하라"감사위 "2개 IP서 87% 작성" … 당권 사유화 의혹윤리위, 정치적 책임 예고 … 사실·증거 중심 강조
  •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종현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른바 '당원게시판(당게) 논란'을 둘러싸고 한동훈 전 대표가 스스로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결자해지' 요구가 점차 공개적으로 분출되고 있다. 오는 9일 중앙윤리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당내 중진과 지도부 인사들은 이번 논란이 당력 분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한 전 대표의 유감 표명과 법적 대응을 통한 자율적 정리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최근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논란이 이어지며 당력이 분산되고 있다"며 "이 문제는 한 전 대표 본인이 풀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당원 게시판 사건을 두고 "당원게시판에 불과 2개의 IP에서 5개의 아이디를 돌려가며 1000여 건 이상의 게시글이 작성됐다"며 "드루킹 조작의 피해 당사자인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전형적인 여론 조작 수법"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한 전 대표는 IP 도용자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통해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고 법적인 책임을 묻길 권한다"며 "사법의 단죄로 깨끗하게 당원게시판 문제를 정리하시길 제안한다"고 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같은날 YTN 라디오 '더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당대표 시절에 이런 문제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라며 "내용 여부를 떠나서 이 상황이 만들어진 그 자체는 사과를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대표의 지위에서 이런 일을 했느냐에 대한 당원들의 공분이 있다"며 "이런 부분은 사실 관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논란이 일어나게 된 그 자체의 책임, 그것에 대한 유감 표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동훈 전 대표는 당 안팎의 압박에 정면으로 맞서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은 그 감사 결과가 조작돼 있다. 그 조작된 내용에 대해서 자기들이 설명해야 될 단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게시글에 대해 "가족이 작성하지 않은 공격적 게시글들,  공격적인 글들이지만 익명게시판에서 충분히 우리 당원들이나 국민이 할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제 가족이 쓴 것처럼 수백 개를 이름을 바꿔치기해서 발표했다"며 "저한테 소명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왜 조작을 했는지를 설명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사과하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또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을 문제 삼으며 "(자신을) 찍어내고 죽여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위원장과 윤민우 신임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각각 "계엄을 옹호하고 윤어게인 생각을 가진 사람", "방첩사에서 자문위원을 했고 국정원의 특보를 했던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한 전 대표의 '조작' 주장과 달리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구체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관리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 감사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제의 비방성 게시글 중 87.6%가 단 2개의 고정 IP에서 작성됐고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계정은 실제 한 전 대표와 휴대전화 뒷번호 4자리 및 거주지 선거구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은 "서로 다른 타인들이 우연히 같은 장소에 모여 특정 정치인을 비방하는 글 수백 건을 올렸다는 것은 사실상 확률 0%"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한 전 대표 측이 명의도용을 주장하면서도 수사 전 당의 법률 자원을 동원해 가족 명의 게시글 1068건을 전수 조사·삭제한 정황도 문제 삼고 있다. 이를 두고 '증거 인멸'과 '당권 사유화'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

    사태의 최종 판단은 윤리위원회로 넘어갔다. 윤 신임 위원장은 이날 "법적 책임뿐 아니라 윤리적 책임, 그로부터 파생되는 직업윤리로서의 정치적 책임까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리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근거해 사실과 증거만을 기반으로 결정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이르면 9일 당게 사건에 대한 징계 여부와 징계 수위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