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서 촉발한 외교 갈등, 경제 보복으로 전선 확대中, 희토류·이중용도 물자 앞세워 日 산업망 정조준일본은 '반도체 소재·장비' 구조적 우위로 맞대응 저울질아시아 공급망 흔드는 힘겨루기…한국도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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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출처=신화·EPAⓒ연합뉴스
일본과 중국의 외교 갈등이 경제 전면전 국면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얼어붙은 양국 관계는 단순한 외교 마찰을 넘어 핵심 전략 자원을 동원한 정면 충돌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중국은 희토류와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를 무기로 압박 수위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렸고, 일본은 공개적 충돌을 자제하면서도 반도체 공급망이라는 '결정적 카드'의 사용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이번 사태의 본질은 지정학과 산업이 결합된 '경제 안보 전쟁'에 가깝다.중국은 일본을 상대로 민간과 군용 모두 사용 가능한 물자의 수출을 전면 차단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관영 언론을 통해 희토류 수출 허가 심사 강화 가능성을 시사했다.이어 일본산 반도체 핵심 화학물질에 대한 반덤핑 조사까지 개시하며, 외교·통상·산업 규제를 동시에 가동하는 다층적 압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중국이 꺼내 든 핵심 무기는 단연 희토류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풍력발전 설비, 항공우주, 군수 산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첨단 제조업의 필수 소재다.특히 전동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로 단기간 내 대체가 어렵다.중국은 글로벌 희토류 채굴·정제·가공에서 사실상 지배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온 전례가 있다.중국의 전략은 노골적 제재보다 '불확실성의 주입'에 가깝다.명시적 금수 조치를 취하지는 않더라도, 수출 허가 심사 지연이나 비군사용 증명 요구 같은 행정적 장벽만으로도 일본 기업들의 생산 계획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규제의 범위와 기준을 모호하게 유지함으로써, 기업들이 스스로 위축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실제로 중국 상무부 발표는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포함하지 않았지만, 관영 매체를 통한 후속 보도를 통해 "민간 영역까지 겨냥할 수 있다"는 신호를 분명히 했다.일본 경제에 미칠 충격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본은 10여 년 전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경험한 이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 중국 의존도를 크게 낮췄지만, 여전히 상당 부분을 중국에 기대고 있다.주요 연구기관들은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단기간만 지속돼도 일본 제조업 전반에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본다.자동차, 전자부품, 의료기기, 풍력발전 등 일본의 주력 산업이 동시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
- ▲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에 있는 희토류 광산. 출처=APⓒ연합뉴스
그럼에도 일본은 즉각적인 맞불을 놓지 않고 있다. 외교 채널을 통해 강하게 항의하면서도, 실제 대응 수단은 신중하게 관리하는 모습이다.이는 일본이 쥐고 있는 또 다른 구조적 우위, 즉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의 독점적 지위 때문이다.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EUV 포토레지스트를 비롯해 일본이 세계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품목은 적지 않다.중국 반도체 산업이 기술 자립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일본산 소재와 장비에 대한 의존은 여전하다.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일본이 과거 한국을 상대로 사용했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카드를 중국에도 꺼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다만 일본 정부로서도 이 선택은 부담이 크다. 중국과의 전면 충돌은 일본 경제에도 상당한 비용을 수반하고, 글로벌 공급망 혼란의 책임이 일본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더구나 일본 내 정치 지형 역시 강경 대응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야권은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불필요한 긴장을 초래했다고 비판하고 있고, 다카이치 내각은 외교·경제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처지다.한편, 이번 중일 갈등은 양국 간 문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희토류와 반도체 소재는 국경을 넘어 촘촘히 얽힌 글로벌 가치사슬의 핵심 고리이기 때문이다.두 나라의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아시아 제조업 전반의 생산 차질과 비용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산업에서 양국과 깊게 연결된 한국 역시 간접적인 파장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외교적 발언 하나가 산업과 금융, 공급망 전반을 흔드는 시대다.중국과 일본의 이번 힘겨루기는 단순한 감정적 대립이 아니라, 누가 아시아 첨단 산업의 목을 틀어 쥐고 있는지를 둘러싼 구조적 경쟁이라는 진단이다.갈등이 관리되지 못할 경우, 중일 경제전쟁은 아시아 전체를 뒤흔드는 중대 변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