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대선, 절차적 위반으로 선거 무효·재투표독일, 투표지 부족 사태에 '선거 전체 무효' 판단"정당성 결여한 선거는 헌법 침해 … 재선거 해야"
-
- ▲ 시민들이 투표지 부족 사태 관련해 지난 3일 자정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모습. ⓒ이종현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지 부족' 사태로 논란을 빚은 가운데 선거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교수 단체인 '정교모'(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는 "단 한 표도 부당하게 억압되거나 왜곡돼선 안 된다"며 전국적 재선거 실시를 촉구했다.정교모는 4일 성명을 통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무효화 및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정교모는 서울 송파구를 비롯해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단순한 행정적 과실이 아니다"라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유권자의 참정권을 정면으로 짓밟은 중대한 헌법 침해 사태"라고 규정했다.중앙선관위가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았다"고 해명했지만 정교모는 "궁색한 변명이다. 준비 과정의 명백한 무능과 직무유기를 스스로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이들은 또 "더욱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지 기반이 강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 어려운 심각한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며 "이 사태는 2016년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와 반드시 비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당시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는 부재자 투표 개표 과정에서 참관인 부재, 조기 개봉, 결과 유출 등 절차적 위반이 확인되자 선거 전체를 무효화하고 재투표를 명령한 바 있다.이에 대해 정교모는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된 선거는 그 결과와 무관하게 무효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천명한 판결이었다"고 평가했다.독일의 사례도 거론했다. 베를린주 헌법재판소와 연방 헌법재판소는 2022년 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지 부족과 투표 지연 사태에 대해 전체 투표자의 1% 안팎만이 영향받았음에도 '선거 전체' 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정교모는 "독일 사법부는 정상 마감 시각 이후 언론 예측 보도와 출구조사 결과에 노출된 상태에서 투표가 이뤄진 것은 '자유선거 원칙'의 본질적 훼손이며 단일한 유권자 의사 형성이라는 선거의 헌법적 본질을 파괴한 것이라고 명시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투표지 부족으로 유권자의 투표권이 박탈되고 공식 집계 수치마저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선거의 결과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국민 주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며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도 어떠한 행정적 편의도 이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이어 지방선거 전체를 즉각 무효로 선언하고 개표 절차 및 당선자 발표를 전면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또 사법당국을 향해 "이번 사태의 배후와 원인에 대해 즉각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하라"고 했다.국회와 중앙선관위를 향해서는 "전국적 재선거 실시를 위한 절차에 즉각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전국 모든 투표소와 투표자 수, 투표지 사용 내역, 개표 전 과정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시민단체 및 각 정당의 법률·통계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하고 선거 관리 전 과정의 적법성과 공정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정교모는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선거는 헌법 제24조의 선거권과 제116조의 공정·균등 선거 원칙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서 '헌법상 유효한 선거'로 인정될 수 없다"며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 주권과 참정권이 형식적 구호가 아닌 실질적 권리로 구현되는 선거 시스템의 근본적 개혁을 강력히 요구하며 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합법적 수단을 다해 투쟁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했다.한편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이날 투표지 부족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했다.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지가 실제로 동이 났던 곳은 전국 50개에 달하고 이중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서울 송파구가 14개로 가장 많았다. 투표지 부족으로 잠시라도 투표가 중단된 곳은 22개소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