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시험대에 선 빅테크…AI기술, '쇼 앤 프루브' 국면관세·공급망·정책이 수익성 좌우韓 기업, 플랫폼 승부냐 산업 특화냐글로벌시장 점유율이라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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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AI 로고. 출처=APⓒ연합뉴스
2026년은 인공지능(AI) 산업의 질적 전환이 본격화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 년간 자본시장과 기술 담론을 지배했던 AI가 이제는 성장 가능성을 지나 드디어 수익 실현의 시대에 접어드는 것이다.전례 없는 속도로 질주하는 AI 산업은 투자 규모, 연산 능력, 데이터 축적 속도에서 과거의 산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주기를 나타낸다.그러나 경마에서 속도 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듯, AI 산업 역시 2026년을 기점으로 질주의 결과를 검증 받는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올해 AI 기업들의 지향점은 '수익화(Monetization)'다. 기술 경쟁의 단계는 이미 지났고, 이제 시장은 AI가 실제로 얼마를 벌어 들이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더 빠르게 달리는 기업보다, 끝까지 완주할 기업이 어디인 지가 관건이 된 것이다.지난 몇 년 간 글로벌 AI 산업은 막대한 자본 유입 속에 고속 성장해 왔다. 빅테크들은 데이터 센터, 고성능 반도체, 초대형 언어 모델 개발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다.이는 AI 기술 성능을 빠르게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비용 구조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올해 시장의 시선은 기술력보다 손익 계산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AI 모델이 고도화 할수록 학습과 운영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이 비용을 상쇄할 만큼 매출 구조가 정립되지 않은 기업이 적지 않다.AI 산업의 선두는 단연 미국 빅테크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엔비디아 등은 AI 인프라와 플랫폼 영역에서 막대한 투자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들은 클라우드, 반도체,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동시에 보유한 구조적 강점을 바탕으로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다만 전략은 서로 다르다. 일부 기업들은 AI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 구독 모델, 고객 맞춤형 솔루션 등을 통해 반복적 수입 구조를 확보해가는 단계에 들어섰고, 일부는 기존 사업을 보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이 차이는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2026년을 AI가 "실적을 증명(Show and Prove)"하기 시작하는 해로 보고 있다.AI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실제로 증가하지 않는 기업은 평가 절하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반대로 AI 수익화에 성공하는 기업은 구조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같은 속도로 달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체력의 차이가 드러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
- ▲ 삼성전자가 오는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6'을 맞아 윈 호텔 단독 전시관에서 4일 여는 '더 퍼스트룩' 행사 예고 이미지. 출처=삼성전자ⓒ연합뉴스
AI 산업의 질주는 기업의 역량 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각국의 통화 정책과 무역 정책은 AI 산업의 비용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은 AI 인프라 산업에 비용 압력으로 작용한다.AI 산업의 동력이 되는 서버,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전력 설비는 모두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한다. 관세는 이 공급망의 비용을 높이며, AI 서비스 가격과 기업의 마진 구조에 영향을 준다. 이는 AI 산업의 수익화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주요국들이 AI 산업을 국가의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은 AI 분야를 두고 산업 패권 전쟁을 본격화했다. 관련 기술과 인재 확보 경쟁은 경제 성장 동력 뿐 아니라 안보 전략과도 맞닿는 지점이 됐다.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은 선두도, 후발도 아닌 중간 지대에 위치해 있다.반도체와 제조 역량,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글로벌 플랫폼 경쟁에서의 입지는 제한적이라는 의미다.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제조 기업들은 AI를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 개선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AI 기반 품질 관리 시스템, 고객 데이터 분석 등은 한국 제조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핵심 자산이다.즉, 대기업의 전략은 AI를 직접적인 수익 상품이 아니라 기존 산업의 체력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이다.특히 AI 기반 수율 개선 시스템, 결함 예측 솔루션 등은 대규모 시설 투자 대비 빠른 비용 회수 가능성을 보이며 AI가 구조적 수익성 향상을 지원하는 사례로 주목된다.반면 네이버, 카카오, 삼성SDS 등 SW 및 플랫폼 기업은 AI 기반 서비스 모델을 확장하며 AI 자체를 사업으로 키우려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은 검색·추천 알고리즘, 언어 처리, 고객 서비스 자동화 등 AI 응용 분야에 신기술을 빠르게 적용하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한국 기업이 글로벌 AI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데이터 접근성, 플랫폼 확장 전략, 글로벌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라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 시장이라는 규모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의미다.한국 기업의 AI 전략은 어떤 트랙에서 달릴 것인가를 선택하는 단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빅테크와 맞붙는 정면 승부를 택할지, 특정 산업·서비스에 특화된 전략으로 차별화를 노릴 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경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이다.AI 산업은 순간 속력을 잘 내는 기업보다, 속도를 조절하며 끝까지 버티는 기업이 고평가 받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AI라는 멈출 수 없는 흐름이 수익으로 이어질지, 조정 국면으로 이어질지는 기업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6년은 누가 다음 구간까지 살아남는 지를 가르는 '중간 결산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