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협상 입장 재검토…보복 공격 대상·일시 결정해""푸틴, 트럼프에 전화로 관저 피격 알려"우크라 "거짓말" 일축
  •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EPAⓒ연합뉴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EPAⓒ연합뉴스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저에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며, 종전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이 수정될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각) 밝혔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에서 회담을 갖고 종전 협상 진척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린 가운데, 러시아의 드론 피격 주장이 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합뉴스가 타스 통신과 리아노보스티 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장거리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의 협상은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28일에서 29일로 넘어가는 밤에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향해 91대의 드론을 발사했으나, 러시아군 방공망이 모든 드론을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드론들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사됐으며, 추락한 드론 파편으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 보복 공격 대상과 공격 일시를 정했다고 말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자신의 관저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은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 충격을 받았고 말 그대로 분노했으며 '이런 미친 행동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드론 공격으로 협상 과정을 방해하려 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또 우크라이나의 최근 도발들이 영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러한 주장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자들에게 러시아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이룬 진전을 훼손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러시아가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공격을 위한 근거를 마련 중"이라며 "미국은 러시아 위협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가 드론 공격이 감행됐다고 지목한 시간에 푸틴 대통령이 관저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