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뛴 기업은행 떠나 현대건설 이적올 시즌 14경기 모두 소화, 주전으로 거듭세트당 블로킹 팀 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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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시즌 현대건설로 이적한 김희진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부활 스토리를 쓰고 있다.ⓒKOVO 제공
올 시즌 김희진은 과감한 선택을 했다.34세의 적지 않은 나이. 그는 '원 클럽 맨'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1년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한 김희진은 2025년까지 14시즌을 오직 한 팀에서만 뛰었다.그는 기업은행의 간판 스타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였고,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성적의 부침이 있었지만, 김연경 다음으로 많은 팬을 지니고 있다.실제로 기업은행의 화려한 과거에는 김희진이 함께 했다.김희진을 앞세운 기업은행은 3차례 우승(2012-2013·2014-2015·2016-2017시즌)을 차지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심축이었다. 김희진은 2012 런던 올림픽 4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등 영광을 품었다.그러다 위기가 찾아왔다. 김희진은 2023-2024시즌, 2024-2025시즌 부상 탓에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주전에서 밀려났다.이제 한 물 갔다는 냉정한 평가도 뒤따랐다.김희진은 이런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고, 포기할 생각도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따뜻했던 안식처를 벗어났다. 자신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이었다. 그는 올 시즌 기업은행을 떠나 현대건설로 전격 이적했다.이적 당시 김희진은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고, 기업은행에서 그 뜻을 존중해준 덕분에 현대건설로 이적할 수 있었다. 기업은행 배구단에 감사하다. 새로운 팀에서 내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고 싶다. 기회를 주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피력했다.현대건설은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이다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베테랑 김희진을 품었다. 김희진의 경험과 저력을 믿은 것이다. 그렇지만 확신은 없었다. '우려'와 '희망'이 공존하는 가운데 시즌이 시작됐다.시즌이 진행될수록 무게추는 우려보다 희망 쪽으로 기울고 있다. 김희진은 다시 주전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 현대건설이 치른 14경기를 모두 뛰었다. 양효진이라는 든든한 조력자와 호흡을 맞추며 현대건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김희진이다.지난달 25일 열린 정관장과 경기에서 현대건설은 3-1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김희진은 현대건설 이적 후 가장 많은 블로킹 7개를 잡아내며 현대건설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희진의 저력이 느껴지는 경기력. 김희진 부활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장면이었다.이후에도 팀에서 중심 역할을 해냈다. 9일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도 블로킹 5개를 성공시키며 팀의 3-1 승리에 일조했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최초로 '3연승'을 내달렸다.김희진을 영입한 현대건설은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8승 6패, 승점 26점으로 단독 2위다. 1위 한국도로공사(승점 31점)를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시즌 초반 리그의 흐름은 도로공사와 현대건설의 양강체제다.현대건설은 분명 김희진 효과를 보고 있다. 김희진은 올 시즌 92득점을 올렸다. 카리(294점), 양효진(170점), 자스티스(164점), 정지윤(146점)에 이은 팀 내 5위다.세트당 블로킹은 0.66개로 현대건설 내 1위다. 전체 6위의 높은 순위. 이동공격 성공룔은 40.63%로 전체 7위, 속공공격 성공률도 38.10%로 전체 10위에 랭크됐다.더욱 희망적인 건 김희진이 아직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라는 점이다. 앞으로 더욱 끌어올릴 일만 남았다는 의미다. 김희진의 부활 스토리는 그래서 '현재 진행형'이다. 희망을 더욱 키우고 있다.이달 초 김희진은 "오랜만에 주축으로 뛰고 있다. 1라운드에서는 실수하는 것에 미안함과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는 실수를 해도 인정을 하고 빨리 다음 단계로 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한발 더 나아가려고 한다. 3, 4라운드에서는 더 좋아질 것이다. 지금 활약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