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투자 5조 달러…"막대한 부채로 성장한 산업""英 증시, 2008년 금융위기급 거품"AI 버블 꺼지면 금융권으로 충격 전이될 것
  • ▲ 인공지능(AI) 관련 일러스트.ⓒ챗GPT생성이미지
    ▲ 인공지능(AI) 관련 일러스트.ⓒ챗GPT생성이미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 뒤에 금융 시스템 붕괴 위험이 존재한다고 강력 경고했다.

    AI주의 가격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붕괴 직전 수준까지 치솟았고, 거품이 터질 경우 세계 경제 전반이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회(FPC)는 이날 발표한 반기 금융 안정성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평가를 공개했다.

    영란은행은 현재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의 가치가 닷컴 버블 당시와 유사할 정도로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국의 주가 역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거품이 끼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영국 증시가 단지 상승장이 아닌, 외부 충격에 극도로 취약해진 상태라는 의미다.

    이날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시장 상황은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과 유사한 점이 있다"며 "당시와 달리 현재 기술 기업들은 실제 현금 흐름과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모든 기업이 승자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의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현재 시장 과열을 정당화할 정도는 아님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번 보고서에서 영란은행은 AI 산업이 막대한 부채를 담보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은 앞으로 5년 동안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자금이 5조 달러(약 735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들은 이 천문학적인 자금은 대체로 빚을 내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전체 투자금 절반가량은 외부 자금 조달, 그중에서도 주로 부채를 통해 충당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빚 잔치'로 일궈낸 AI 붐이 꺼진다면 그 충격은 채권 시장과 은행 시스템으로 전이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업 도산사태가 발생하면, 이들에게 자금을 댄 은행, 사모펀드, 사모대출 시장이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