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참 G20정상회의서 中이 미는 '다자주의' 부각日총리 '대만발언' 후 갈등 국면서 발언 아껴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UPIⓒ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주요 다자회의들을 외면하고,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을 계기로 불거진 중일갈등에도 관여를 자제하면서 미국의 전략경쟁 상대국인 중국이 '반사이익'을 거두게 될지에 촉각이 모아진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0월29∼30일 방한했지만 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달 22∼23일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했다.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사실상 보이콧한 것이다.

    중국은 관례에 따라 서열 1위인 시진핑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에,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가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아울러 미국은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도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면한 다자회의들 가운데 중국의 반사이익이 두드러진 자리는 G20 회의로 평가된다.

    미국이 정상선언 채택에 반대하는 와중에 회의 첫날 채택된 정상선언(G20 남아공 정상선언)에는 "G20이 다자주의 정신에 기반해 합의에 따라 운영되고 모든 회원국이 국제적 의무에 따라 정상회의를 포함한 모든 행사에 동등한 입장에서 참여하는 데 대한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다자주의'는 미국 일극체제를 '다극체제'로 바꾸기를 원하는 중국이 양자, 다자 외교에서 강조하는 용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내놓은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계기로 중일간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과 관련해 '참수'를 거론한 중국 외교관의 극언에 대해 질문받자 "중국보다 우리의 동맹국들이 무역에서 우리를 더 이용했다"고 답하고, 이 밖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러한 미국의 반응에 대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주한미군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이유로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각종 보복을 할 때 미국이 크게 개입하지 않았던 상황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대국 외교 기조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난 '관리 비용'이 드는 '미국 일극체제'를 유지하려 노력하기보다는 '대만 침공' 등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만 없다면 중국, 러시아 등 다른 강대국의 영역을 인정하면서 상호 공존하는 쪽으로 강대국 외교의 방향을 설정한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