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치적' 평가했던 金 총리·鄭 장관'공적 가로채기' 논란에 "한동훈 잘한 일"이언주 "잘했지만 韓 그릇 작고 삐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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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종현 기자
론스타 승소의 '공(功)'을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 정부의 배상 취소 신청을 비난해놓고 승소 후엔 '새 정부의 쾌거'라는 식으로 태세를 전환했고, 배상 취소를 주도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숟가락 얹기'라고 비판했다. 여권 내에선 "잘한 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한 전 대표에 대해 "작은 그릇"이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가 론스타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결정 자체는 칭찬해 주고 싶다"며 "잘한 건 잘한 것으로 애써 폄훼하거나 무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하지만 이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가 이재명 정부(김민석 총리·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숟가락 얹지 말라'는 등 비난을 퍼붓는 건 보기 안 좋다"며 "어찌 됐든 '대한민국 정부'가 승소한 일이니 현 대한민국 정부인 '이재명 정부'가 그 소식을 발표하며 국민과 기쁨을 나누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숟가락을 운운하다니, 왜 그리 삐딱하냐"며 "이는 스스로 내 그릇이 작음을 인증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전 대표를 괜히 서운하게 해서 숟가락 운운하는 원색적 비난까지 받으면 억울할 것이니 다음엔 우리 정부도 한 전 대표를 추켜세워주는 걸 잊지 말자"고 덧붙였다.정부는 최근 외환은행 매각 관련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사건에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최종 승소했다. 이로써 한화 4000억 원 전액 배상 책임이 소멸됐고,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새 정부 출범 이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성공적 개최, 한미중일 정상외교, 관세 협상 타결에 이어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고 평가했다.하지만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배상 취소 소송을 추진했을 땐 '승소 가능성이 없다'며 비난했다. 이 같은 전력 때문에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과거엔 비난해놓고 '공을 가로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특히 10·15 부동산 대책 등으로 인한 집값 상승에 대해선 '전 정부 탓'으로 전가한 여권이 론스타 소송 만큼은 자신들의 치적으로 평가하자 야권을 중심으로 '황당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승소의 공을 가로채려는 민주당의 태도는 뻔뻔하다 못해 참으로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이런 식이라면 머지않아 대한민국 건국도 이재명 대통령이 했다고 주장할 판"이라고 꼬집었다.이어 "대장동 사건에서는 정권의 압력으로 항소가 포기되어 7,800억 원의 공공이익이 사라졌다"며 "국가의 선택과 방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두 사건은 극명하게 대비된다"고 말했다.대장동 일당의 범죄수익 환수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여당은 론스타에 숟가락 얹을 궁리 말고, 대장동 일당의 범죄수익 환수 입법부터 나서라"라며 "민주당이 할 일은 남의 공로에 올라타는 정치공작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이재명 정부의 성과라던 김 총리와 정 장관은 결국 한 전 장관에게 "잘했다"는 입장을 내놨다.김 총리는 이날 론스타 소송 승리와 관련해 "언제 한 전 장관을 만나면 '취소 신청 잘하셨다'고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정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당시 한동훈 법무장관은 가능성을 믿고 취소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잘 하신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