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반도체, 미국의 외교·무역 협상에 '강력한 지렛대'엔비디아 對美투자 발표 후 친해진 트럼프-젠슨 황
  • ▲ 도널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출처=UPIⓒ연합뉴스
    ▲ 도널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출처=UPIⓒ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엔비디아 반도체를 앞다퉈 확보하려 나서면서, 엔비디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무역 협상 카드로 부상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1950년대에 원자력 기술을 평화적으로 사용하기로 약속한 국가들에 원자력 기술을 제공한 것처럼 분쟁을 종식하는 국가들에 AI 기술을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그 대상에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도 포함됐다. 이 두 국가가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이 양국 당국자들을 만나 AI 및 미래 기술 교류에 대해 논의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최근에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한 카자흐스탄은 엔비디아 반도체로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20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발표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주변 무슬림 국가 간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합의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협정이다.

    엔비디아 반도체는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중국 등 다른 여러 국가와 진행한 협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한 지렛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돈독해진 관계에도 주목하면서 이 둘의 관계가 트럼프 행정부와 재계 간 관계 중 가장 중요한 관계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연설에서 황 CEO를 높게 평가한 데 이어, 몇 시간 후 황 CEO는 미국 워싱턴 D.C.의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칭송하는 등 서로 존경을 표하는 관계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철강과 자동차 같은 산업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제조 기반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공언을 가장 먼저 이행한 미국 기업 중 하나가 엔비디아라는 점과 엔비디아가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최대인 기업이라는 것이 주목할 만한 지점이라고 NYT는 짚었다.

    다만 행정부 일각에서는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친해지면서 AI 반도체를 중국에 판매하는 데 따르는 국가 안보 위험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