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카이치 총리 '대만 유사' 발언 후 中 보복日 관광업계, 중단기 예약 취소·매출 감소 촉각中 "목 벨 것 … 불 타 죽을 것" 강경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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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공식화하자 중국 정부가 일본과의 교류를 제한하는 사실상 '한일령'으로 보복을 시작했고, 이에 중국 대형 항공사들도 일본행 항공편 취소·변경 수수료 면제로 지원 사격에 나섰다.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등 중국 국유 항공 대기업 3사는 전날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일본행 항공권 무료 취소 및 변경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대상 노선은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일본 주요 도시를 출발·도착지로 하는 항공편이다. 3사 발표 이후 쓰촨항공·하이난항공 등 중국의 지방 항공사들도 같은 내용의 공지를 냈다.일본 항공사나 호텔과 백화점 등 관광업계에 대한 영향은 현재까지는 제한적이지만 향후 매출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된다.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 JAL 계열 LCC 스프링 재팬 등은 전날 기준으로 특별한 예약 취소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한 대형 호텔 관계자는 "단체 예약 취소가 다음 주 이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으며, 다카시마야 백화점 측도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58%에 달해 매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인 여행객의 소비액은 1조7265억 엔으로 전년 대비 2.3배 증가했다. 국가·지역별 소비액 가운데 가장 큰 비중(21.2%)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올해 1~9월 중국인 관광객 수는 748만 명으로, 9월 기준 지난해 연간(698만 명)을 이미 웃돌았다.관광 사업은 양국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악영향을 받아 왔다.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한 이후 중국 정부는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그다음 달부터 중국인의 방일이 줄어 이듬해인 2011년 중국인 방일객 수는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2012년 센카쿠 영유권 분쟁 당시에도 대규모 반일 시위와 함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예약 취소가 잇따라 한 달간 중국인 방일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현행 일본 비자 정책은 방일 중국인에게 비자 취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최대 15일 체류를 허용한다. 개인 여행객에게는 15일·30일의 단수 비자 외에 일정 소득 기준을 충족할 경우에 한해 3년간 입국 가능한 복수 비자를 발급한다. -
- ▲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11일 일본 오사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쉐젠 총영사는 지난 8일 SNS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겨냥해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바 있다. ⓒAP/뉴시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달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고, 대만 대표로 참석한 린신이 총통부 선임고문을 1일 만났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시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요건인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이에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9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대만 유사는 일본 유사'는 일본의 일부 머리 나쁜 정치인이 선택하려는 죽음의 길"이라며 "들이민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고 다카이치 총리를 위협했다.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외교관(쉐 총영사)의 '개인적인 글'이 겨냥한 것은 대만을 중국 영토에서 분열시키려는 망상과 대만해협 무력 개입을 고취하는 잘못되고 위험한 발언"이라고 밝혔다.이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해온 정치적 약속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것으로, 그 성질과 영향이 극도로 나쁘다"며 "중국은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하고, 이미 일본에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과 강한 항의를 제출했다"고 말했다.그러나 다카이치 총리가 해당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같은 날 국회 답변 과정에서 밝히자, 린젠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해서는 안 된다. 불장난을 하는 자는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일본 외무성은 각각 13일 밤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와 14일 오후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했다.15일 주일 중국 대사관은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 외교부와 주일 중국대사관·영사관은 가까운 시일에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엄중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최근 일본 지도자가 대만 관련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중일 간 인적 교류 분위기를 심각하게 악화시켰다"며 "이로 인해 일본에 있는 중국인의 신체와 생명 안전에 중대한 위험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