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수요 급감에도 당국은 민간투자 확대 '엇박자'빌려줬다 바로 회수하는 회전문 '유령대출' 횡행'신용 왜곡', 무역에도 부정적 영향 미칠 가능성
-
- ▲ 위안화.ⓒ연합뉴스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은행들이 대출 실적 유지를 위해 돈을 빌려줬다가 곧바로 회수하는 이른바 '유령대출'로 통계를 부풀리고 있다는 외신의 지적이 나왔다.블룸버그 통신은 12일(현지시각) "중국 은행들이 정부의 '전년 대비 대출 증가 유지' 지시를 달성하기 위해 단기 대출을 돌렸다가 회수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부동산 경기 침체와 민간투자 감소 뿐 아니라 지방정부자금조달기구(LGFV)가 위축된 것도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LGFV는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과거 도입한 방안이다.이후 당국이 지방 부채를 엄격히 통제하면서 지난 2년 반 동안 LGFV 수는 71%, 부채 규모는 62% 감소했다.이에 따라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해도 실물 부문으로 전달되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인민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실물 부문에 집행된 대출 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이다.올해 7월에는 신규 위안화 대출이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기업과 가계가 부채를 줄이는 데 집중하면서 자금이 금융권 내부에서만 순환하는 경색 구조가 뚜렷해진 것이다.이러한 상황에서 각 은행들은 고육지책으로 유령대출을 통한 통계 왜곡에 나섰다.실제로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은 지난달 칭다오은행 한 지점에 예금과 대출을 부풀린 혐의로 51만8300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이에 블룸버그는 대출 건수는 늘어나지만 실제 수요와 투자가 뒤따르지 않는 통계적 성장만 반복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이러한 신용 왜곡은 무역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의 관세 조치 이후 유럽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근본 원인은 해외 압력보다 국내 수요 위축에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이후 부동산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이 내수 판매를 끌어내리면서 기업들이 과잉 생산분을 해외로 돌린 결과가 유럽 수출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