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회피용 '밀어내기 수출' 효과 끝나자 직격탄수입 증가율도 5개월 만에 최저…내수 부진 그림자
  • ▲ 미국-중국 무역갈등.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 미국-중국 무역갈등.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 지난달 중국의 수출실적이 8개월 만에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미(對美) 수출이 25% 급감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7일(현지시각) 신화망,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10월 수출액(달러화 기준)이 전년동월대비 1.1% 줄어들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중국의 9월 수출 증가율(+8.3%)은 물론,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전망치(+3.0%)도 크게 밑돈 것이다. 올 들어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이번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대미 수출의 급감이었다. 10월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25% 줄어들면서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EU)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으로의 수출이 각각 7.5%, 14.3% 증가했으나 미국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리 물량을 수출하던 '밀어내기' 효과가 사라진 것을 주원인으로 꼽는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들어 관세를 피하기 위한 밀어내기 수출이 마침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지난해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한 기업들이 앞당겨 중국산 물품 확보에 나서면서 지난해 10월 중국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2.7% 급증한 바 있다면서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봤다.

    중국이 최근 시장 개방을 강조하는 가운데 10월 수입액은 전년동월대비 1.0% 늘어났지만, 이 역시 9월 수입 증가율(+7.4%)은 물론, 로이터 시장전망치(+3.2%)에는 못 미쳤다.

    10월 무역흑자는 900억7000만달러(약 131조2000억원)로, 지난달 흑자 904억5000만달러(약 131조7000억원) 및 로이터 시장전망치 956억달러(약 139조원)를 밑돌았다.

    올 들어 세자릿수 관세 부과를 주고받던 미·중은 5월 고위급 무역협상 이후 '휴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은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 접근을 차단하고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식으로 대치해왔다.

    미·중은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확전 자제'에 합의했지만, 이 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샅바싸움을 하면서 지난달 서로를 겨냥한 제재안을 발표하는 등 긴장이 다시 고조된 바 있다.

    웨이천호 UOB싱가포르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성사된 '무역 휴전'으로 단기적으로는 전망이 안정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공급망이 중국 밖으로 계속 이동하고 양국이 상호 의존도를 낮추려 하면서 중국의 무역에서 대미 수출비중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