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속실장 출석 문제 제기 때마다 발언 차단"회의 중단 이어 물리적 충돌까지
  •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 정회 후 퇴장하는 과정에 충돌하고 있다. 2025.11.06. ⓒ뉴시스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 국정감사에서 정회 후 퇴장하는 과정에 충돌하고 있다. 2025.11.06. ⓒ뉴시스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가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문제를 둘러싼 공방으로 사실상 파행됐다. 증인 출석 논란과 발언권 시비, SNS 글을 둘러싼 설전에 이어 퇴장 과정에서 물리적 접촉까지 발생하면서 회의는 두 차례 정회됐다.

    김은혜·유상범·박수민·강선영·주진우 등 국민의힘 운영위원들은 6일 오후 운영위 회의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정감사는 김현지의, 김현지를 위한, 김현지에 의한 대통령실 국정감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김 실장은 오전에 출석할 수 있다고 했지만, 감사를 받는 증인이 자의적으로 자신의 증언 형식, 시간을 결정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오전 10시에 시작했던 대통령실 국정감사는 11시 40분이 되어서야 질의가 진행됐고, 오후에도 동료 의원의 SNS를 문제 삼아 한 차례 정회했는데 아직도 회의가 속개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오늘 국정감사는 예상컨대 차수 변경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실장에 대한 질의가 있었을 때 민주당 의원이 마이크를 끄거나, 한 사람에 대한 인신 공방을 하는 민주당 의원 전체의 폭력을 보며 대통령실이 숨기기 위한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잠시 뒤 국정감사를 진행하겠지만 국민의힘 발언권을 침해하고 있는 민주당의 대통령실 국정감사는 뒤에 숨어 있는 한 사람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고 했다.

    앞서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오전 10시께 시작된 국감은 김현지 실장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주 질의 시작 전부터 고성으로 번지면서 약 1시간 만에 정회됐다.

    자료 요구 과정에서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비서관을 역임한 주진우 위원께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매우 크고 주진우 의원이 앉아 계실 곳은 피감기관 증인석"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가 철저히 감사해야 할 것은 저는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실 3년"이라며 "국정농단과 내란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제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대한 의혹을 집중 제기하니 민주당이 이렇게 조직적으로 입틀막한다"며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민주당 의원은 회의장을 퇴장하던 중 몸이 부딪치는 일도 발생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의원이 육중한 몸집으로 다가오더니 그대로 몸을 부딪치게 됐다"며 "국회선진화법 이후 회의장 내 어떤 폭력도 금지되었는데, 불행히도 운영위 회의장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 의원과 위원장인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의 사과도 요구했다.

    반면 이 의원은 "국민의힘은 제가 육중한 몸으로 폭력을 썼다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송 대표의 배치기 피해자는 바로 저"라며 "저에게 죄가 있다면 배가 나온 죄밖에 없다"고 했다.

    이후에도 국정감사는 또다시 멈췄다. 이번에는 주 의원이 김 위원장에 대해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이 발단이었다.

    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내가 김현지 출석 문제를 거론하자 김 위원장은 내 발언 중간에 끼어들어 황급히 막았다"며 "국회 운영을 이런 식으로 해도 되나? 국감은 야당의 시간"이라고 했다.

    이어 "두 가지가 확실해졌다. 김현지가 김병기 원내대표보다 권력서열이 위라는 것이고 그래서 더더욱 국감과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김 위원장에게 게시글을 공유하며 "제1야당의 초선 의원이 여당의 원내대표를 모욕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글을 읽은 뒤 "김현지 실장이 권력자니까 내가 거기에 꼼짝 못 한다고 야지(조롱)를 넣은 것"이라며 "위원장이 위원들한테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까지 위원회를 해야 하느냐. 막가자는 건가"라고 말했다.

    주 의원이 "이게 모욕인가"라고 따져 묻자, 김 위원장은 "내가 모욕적으로 생각하면 모욕"이라고 맞받았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이 중재에 나섰지만 여야 간 고성은 계속됐고, 국민의힘이 정회를 제안하자 김 위원장은 "싫다", "정회를 해도 내가 한다"는 등으로 말하다 이내 정회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