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1만여편 지연-417편 취소한 달 넘긴 셧다운에 항공관제사 인력난 심화"관제 시스템 리스크 현저히 커져"…항공사들 "셧다운 그만"
  • ▲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 AP=연합뉴스 DB. 120614 ⓒ연합뉴스
    ▲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 AP=연합뉴스 DB. 120614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이 정지된 '셧다운' 장기화로 미국 항공 운송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가 넓은 미국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이동에도 비행편 이용이 보편적이어서 항공 시스템이 멈출 경우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AP·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숀 더피 미국 교통장관은 3일(현지시각) CNBC 인터뷰에서 "만약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모든 공역(air space)을 닫을 것"이라며 "사람들의 (항공편을 통한) 이동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 현재는 상당한 지연이 빚어지는 상황"이라면서도 "(항공관제 시스템의) 리스크가 현저히 커졌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한 달을 넘기면서 가뜩이나 인력난을 겪는 항공관제사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근무 인력의 피로도도 높아지고 있다.

    더피 장관은 "시스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며 "안전을 위해 항공 교통량을 줄이고 그로 인해 지연과 결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근무하는 항공관제사 1만3000명은 필수근무인력으로 분류돼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이마저도 목표인력 규모보다 3500명 정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대다수 관제사가 초과근무나 주6일 근무를 해왔다.

    게다가 셧다운 장기화로 관제사들이 결근하거나 휴가를 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미국의 주요 공항에서는 항공편 지연·취소가 잇따르고, 승객들은 긴 대기시간에 고통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국에서 6200편이 지연되고 500편이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 원인은 65%가 관제사 결근 때문이라고 더피 장관은 전했다.

    관제사 부족에 따른 지연·취소는 주말인 1일(4600편 지연, 173편 취소)과 2일(5800편 지연, 244편 취소)에도 이어졌다.

    AP는 "모든 항공편이 관제 인력 부족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셧다운 이전인 7월에는 69%의 항공편이 정시에 운항했고, 결항률은 2.5%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더피 장관은 휴가를 내고 자리를 뜬 관제사들을 해고할 계획은 없다면서 "그들 모두에게 업무에 복귀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 유나이티드, 사우스웨스트, 아메리칸 등 미국의 주요 항공사와 전미항공관제사협회는 의회에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임시예산안 처리를 촉구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여행객 수요가 몰리는 11월 말 추수감사절 연휴 시즌을 앞두고 항공편 예약·운항의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