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담판 후 전문가들, 우려 목소리"中,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했지만 美 압박 지렛대로 활용 가능성""불공정 무역관행 등 구조적 문제 해결 못 해…휴전, 단기간에 그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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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이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251030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30일(현지시각) 양측의 고조된 긴장을 완화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임시 처방'이라는 진단을 내놨다.이번 회담 결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나 미국의 대중(對中) 100% 추가 관세 조치가 유예되면서 강대강 충돌은 막았지만, 이 같은 휴전 상태가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출신인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트럼프-시진핑 회담은 최근 양국이 취해온 긴장 고조 행보의 온도를 낮춤으로써 양자 관계를 안정화하는 데 중요한 한 걸음이었다"고 평가했다.이어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결과들은 양국 경제 갈등의 근본적 원인인 과잉생산, 과도한 보조금, 불공정 무역관행 같은 구조적 문제들을 거의 해결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이번 휴전은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갈등의 소지가 남아 있는 만큼 불씨가 재감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니콜라스 번스 전 주중대사도 이날 CNBC에 출연해 이번 합의는 포괄적 무역합의가 아니라며 "길고 여전히 불타오르는 무역전쟁 속에서 불안한 휴전 속에 있다"고 말했다.워싱턴포스트(WP)도 "주요 현안 일부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며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문제와 중국의 실질적인 미국산 대두 구매량 등은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톰 래미지 한미경제연구소(KEI) 경제정책 분석관은 연합뉴스를 통해 "이번 회담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장기적이고 적대적인 국면으로 후퇴할 위험이 상당히 컸다"며 "이번 회담으로 즉각적인 무역 긴장 완화를 통해 세계 경제에 안도감을 주는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경제·안보 이슈들이 남아 있다"며 "양국간 소통은 안정성을 유지하고 오해로 인한 긴장 재점화를 방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로리 대니얼스 ASPI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의 '진행 중인 출혈'을 멈추는 데 성공했다"며 "하지만 이 (지혈용) 밴드가 오래 붙어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그는 "앞으로 필요한 것은 신뢰 구축 단계로,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하고 이행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협의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양국간 합의가 '연 단위' 구조로 설계된 점은 앞으로 미·중 관계가 지속적인 협상을 특징으로 할 것을 시사한다"며 "이는 지난 6개월간 우리가 봤듯이 시장과 정치의 불확실성을 수반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전날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만나 무역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으나, 양국 정상 서명까지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다음 주 중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이번 대결과 협상의 승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이어진다.커틀러 부회장은 "트럼프 1기 때의 '1단계 무역합의'와 달리 이번엔 중국이 매우 까다로운 협상을 벌이며 양보할 때마다 그 대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관세 인하와 해상운송 비용(입항수수료) 철회와 관련해서 그랬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는 트럼프가 최근 다른 나라들과 체결한 무역합의들이 대체로 미국에 유리하게 기울어 있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며 "트럼프는 이번에 맞수를 만난 셈이고, 중국은 미국처럼 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커틀러 부회장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시행을 유보하기로 한 것은 환영할만한 소식"이라면서도 "그러나 중국은 이 조치를 미국을 압박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며 이는 미국의 관세 위협의 신뢰성을 낮추고 더 큰 비용을 초래하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를 정면으로 받아치면서 방어에 성공했고, 나아가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도 확인했다는 것이다.CNBC에 따르면 토빈 마커스 울프 리서치 전략가는 고객들에 보낸 메모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와 대두 수출금지 조치를 성공적으로 활용해 미국이 관세를 인하하도록 압박했다"고 전했다.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도 "시 주석은 트럼프 2기에 준비돼 있었고 희토류라는 강력한 무기를 확보했다. 최근 휴전 협상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