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네덜란드 경영권 통제 보복으로 넥스페리아 中 공장 수출 규제혼다 등 완성차업계, 칩 부족 직격탄…"전세계 자동차산업 전체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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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기업 넥스페리아의 차량용 반도체 제품. 사진=넥스페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251023 ⓒ뉴시스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반도체 부족으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8일(현지시각)부터 멕시코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 미국과 캐나다 공장도 27일부터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29일 로이터통신, NHK,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멕시코 중부 과나후아토주에 있는 셀라야 공장의 생산이 중단됐다. 해당 공장은 SUV 'HR-V' 등을 생산하며 미국으로의 수출도 담당한다. 생산능력은 연 20만대다.감산 규모나 기간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의 감산이 장기화한다면 혼다의 2026년 3월(회계연도 기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북미 일부 공장에서는 27일부터 보유 재고를 활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생산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캐나다 온타리오주 앨리스턴 공장의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캐나다 노동조합 유니포1285 지부장 비토 베아토는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앨리스턴 공장이 29일까지 감산한 뒤 이후 일주일간 가동을 중단한 후 다음 주 후반부터 절반 규모로 생산을 재개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이번 사태는 네덜란드·중국·미국 3국 정부가 얽힌 이례적인 지정학적 갈등에서 비롯됐다. 미국이 넥스페리아의 중국인 CEO를 교체하지 않으면 회사를 국가안보 위협 기업 블랙리스트에 포함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네덜란드 정부가 회사 경영권을 직접 통제하는 조치에 나섰다.이에 중국 정부는 넥스페리아 제품의 약 80%가 자국 내에서 가공돼 전세계 고객사로 공급된다는 점을 들어 중국 내 제품 수출 전면 중단 명령을 내렸고 사태는 급속히 악화했다.넥스페리아는 첨단 반도체보다는 차량 잠금장치·공조시스템·속도계 등 다양한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기초용 마이크로칩 시장의 주요 공급업체다. 업계 관계자들은 넥스페리아의 생산이 중단되면 대체 공급선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호칸 사무엘손 볼보 CEO는 "이 칩들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품은 아니지만, 차량 한 대에는 수백개의 소형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들어간다"고 우려했다.그러면서 "이번 문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고위 외교 채널을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가타야마 마사노리 일본자동차공업회(JAMA) 회장은 "회원 각사의 글로벌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태라고 인식한다"고 우려를 표했다.독일 기계설비제조협회(VDMA)는 "넥스페리아의 중국 수출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자동차뿐만 아니라 발전기, 건설장비, 농기계 제조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미국 완성차 업체들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정부간 협력을 통해 사태 악화를 막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포드 CEO 짐 팔리와 COO 쿠마 갈호트라는 "가능한 모든 대체 공급원을 확보했지만, 이번 분기 내 해결이 시급하다"며 "이번 문제는 특정 기업이 아닌 전세계 자동차산업 전체의 위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