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상왕론' 나올 수밖에 … 김현지 국감 증인 채택 불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방안이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무산됐다.

국회 운영위는 29일 전체회의에서 김 실장을 비롯해 주요 일반증인 채택 안건을 논의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에서 "김현지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이 내놓은 안은 오전 출석, 오후 불출석이라고 하는데 국감이 치킨인가. 반반 출석하게"라면서 "김현지 한 사람 지키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 의전 서열 3위인 대법원장은 그렇게 불러내서 조롱하고 호통치면서 왜 1급 비서관이 오는 것을 이렇게 쩔쩔매고 눈치를 보나"라며 "저는 서열 0위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김 실장에 대해 "과거부터 대통령과 친했고, 총무비서관의 권한을 넘는 권한을 행사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에는 반드시 출석을 해야 될 증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정말 애지중지 현지 뭔지 궁금하다"며 "원래 진짜 실세는 자기가 실세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통령실 진짜 실세가 김현지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정쟁 목적으로 김 실장 증인 채택을 요구한다고 맞섰다. 전용기 의원은 "김 비서관이 나온다고 했는데도 국민의힘에서 이렇다 저렇다 하는 조건을 달면서 사실상 나오는 것을 불편해 하고 방해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정략적인 의도가 너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영위에서 김 실장에 대한 증인 채택이 불발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쟁을 유도하기 위한 스토커 수준의 증인 요구를 이어갔다"며 "업무를 시작한 지 고작 4개월 된 대통령실 실무 참모들을 줄소환하려 한 것은 국정 운영을 방해하고 대통령실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끝내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정진석 의원,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 등 내란 관련 핵심 증인을 모두 거부했다"며 "더 나아가 기업 총수와 언론사 대표까지 아니면 말고 식으로 요구하는 것은 권한을 남용한 정치적 갑질이자 언론과 민감을 위협하는 행태"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전날 김 실장에 대한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민주당은 오전 중에만 출석시키겠다고 했으나, 국민의힘은 "형식적으로 출석했다는 명분 쌓기밖에 안 된다"며 거부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현지 여사에 대한 질문을 할 기회를 최소화해서 막아보고 부정적인 여론은 잠재워보고자 오전 참석이라는 카드로 생색만 내보려고 하는 것 같다"며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