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APEC 기간 무정쟁 주간으로 삼자"尹 정부 땐 "외교 참사" "호갱" 비판 남발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무정쟁 주간'을 제안하며 협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작 지난 정부에서는 외교 현안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외교 참사' 공세를 퍼붓던 탓에 '내로남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익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잡아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국익에 여야가 따로 없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전 세계인 앞에서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며 "이번 주만이라도 무정쟁 주간을 선언하고, 오직 대한민국 성공을 위해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인 2025 경주 APEC 성공을 위해 모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때"라며 "야당도 국익을 위해 양보하고 조심하는 미덕을 발휘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02년 월드컵,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등 국회의 무정쟁 선언 사례를 언급하며 국민의힘에 거듭 '무정쟁 주간'을 제안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부가 추진 중인 한·미 안보 협력과 관세 협상은 모두 국민의 삶과 직결된 일"이라며 "특히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는 우리 기술력에 걸맞은 자주적 에너지 안보로 가는 중요한 걸음이다. 여야를 떠나 국가 미래를 위한 일에 힘을 보태 달라"고 언급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변인 논평에서도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이 사라지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숱하게 싸워온 시간을 돌아보는 성찰의 수행을 해보자"고 덧붙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의 외교 행보를 두고 공세를 퍼부어 왔다. 2022년 9월 윤 전 대통령 해외 순방 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는 "참 할 말이 없다. 국민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무력감 그리고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며칠 전 대통령의 영미 순방은 이 정부의 외교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총성 없는 전쟁인 외교에 연습은 없다. 초보라는 말로 양해되지 않는 혹독한 실전"이라고도 했다.

    2023년 4월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윤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호갱'(호구와 고객을 결합한 말)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당시 이 대표는 "일본에는 퍼주고 미국에는 알아서 한 수 접는 '호갱 외교"라며 "윤석열 정권의 잇따른 외교 참사에 국민과 우리는 참혹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무정쟁 주간'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다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005년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개최되는 만큼 국민의힘은 APEC의 성공을 위해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