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역대 최대 '기업인 증인·참고인' 159명 넘어최태원, 28일 APEC 행사 첫날 국감 출석해야재계 "기업인 무더기로 불러 망신주는 관행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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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여야가 국정감사 증인과 참고인으로 기업인을 무더기로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 소환 자제 방침에 대해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지만 '기업인 때리기'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감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된 기업인은 지난해 역대 최대였던 159명을 넘어섰다.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기업인 41명을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최 회장은 오는 28일 '계열사 부당지원'과 관련해 비금융종합감사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 회장은 오는 28~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회장을 맡는다. 국제적 행사 운영을 주도해야 할 최 회장이 행사 첫날 국감장에 불려 나가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는 건설사 CEO들을 대거 부르기로 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허윤홍 GS건설 사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등이다.환노위 소속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 및 참고인 채택 결과에 대해 "명단에 기업인은 다 들어가고 국민의힘이 요구한 민주노총 등 노조 관계자 명단은 빠졌다"고 꼬집었다.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조만호 무신사 대표 등을 주요 증인으로 채택했다. 정 회장에게는 신세계와 중국 알리바바 그룹 합작과 관련해 국내 소비자 보호 방안을 물을 예정이다.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를 겨냥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 등을 불러 최근 벌어진 유심 해킹과 무단 소액결제 해킹 사태에 대해 추궁할 전망이다.이처럼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들이 전부 출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증인 채택만으로도 기업 경영 활동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국감장에 출석해도 문제다. 앞서 의원들은 국감장에 불려온 유명 기업인들을 병풍으로 세워놓거나 망신을 주는 악습을 반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작 증인에게는 답변 기회조차 주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각 상임위원회에 "마구잡이로 기업인들을 출석시키는 것을 자제하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국민의힘도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증인 채택에 반대하는 입장이다.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매년 국감 때마다 불필요한 기업인 무더기 증인 채택과 망신주기 관행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며 "기업인이 도전과 혁신으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국회도 뜻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