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30주년 기념 심포지엄…박영정 한국예술경영학회 부회장 등 발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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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정동극장 외관.ⓒ국립정동극장
1500여 개 작품, 2만3238회 공연, 230만 관객 동원…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국립정동극장이 과거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변화하는 공연예술 환경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국립정동극장은 지난달 30일 '국립정동극장의 30년 성과와 미래 방향 모색'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 1부에서는 변화하는 문화예술 환경 속 극장의 역할과 과제 관련 주제 발표를, 2부에는 토론시간을 가졌다.정동극장은 한국 최초 근대식 극장 '원각사'의 역사적 의미와 근현대 예술정신을 계승해 1995년 6월 17일 문을 열었다. 원각사는 신극의 효시인 이인직의 '은세계'를 처음 공연한 역사적인 공간이다. 2021년 3월에는 정동극장에서 국립정동극장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모든 작품을 기획·제작하는 전문제작극장으로 방향을 전환했다.코로나19 이후 △2021년 14개 작품, 289회 공연, 약 4만3000명 관객 △2022년 242개 작품 393회 공연, 약 7만4000명 관객 △2023년 29개 작품, 432회 공연, 약 8만 관객 △2024년 29개 작품, 456회 공연, 8만7000명 관객 등 양적·질적인 성장을 이뤘다.공동 기획·제작한 공연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뮤지컬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는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을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으며, 음악극 '섬: 1933~2019'은 제11회 이데일리문화대상에서 최우상을 받았다. '키리에'는 제60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연기상·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
- ▲ 지난 30일 '국립정동극장의 30년 성과와 미래 방향 모색'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국립정동극장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2022년 11월 취임 당시 '미래를 향한 쉼 없는 도약'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사업확장을 이어나갔다. 올해 초에는 '30th 정동 스펙트럼, 변천하는 극장'을 주제로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서 시대에 맞춰 변천해 온 극장의 다양한 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미션을 수립했다.또 △'딜쿠샤'·'아이참', 전통연희 '모던정동'·'광대' 등 근대문화의 출발지라는 '지역적 역사성'을 강조한 작품 개발 △'2차 제작극장'으로의 역할 강화 △예술단 공연 운영 방식의 다양화 등 사업 추진을 위해 정체성 확립에 나섰다.정성숙 대표는 "정동극장은 크지 않지만 최고의 고품격 예술로 승부할 있는 강한 극장이다. 지난 30년 동안 공연장의 설립 목적인 공연예술의 진흥과 전통예술을 조화롭게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다"며 "오늘 논의되는 다양한 의견과 제언은 극장이 앞으로 30년을 준비하는 데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진행된 심포지엄은 극장 30년의 주요 작업 및 개발 영역의 논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극장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실현돼야 할 과제를 도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회는 김경훈 한국공연관광협회 고문이 맡았다.△박영정 한국예술경영학회 부회장 '국립정동극장의 30년 발자취와 미래' △박병성 공연칼럼니스트 '제작극장으로서의 성과와 도전' △김서령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대표 '국립정동극장 전통공연예술의 계승과 발전 방향' △이태훈 조선일보 기자 'K-컬처 시대, 도심 속 극장의 브랜드화 전략'을 발제했다. -
- ▲ (왼쪽부터)김경훈 한국공연관광협회 고문, 박영정 한국예술경영학회 부회장,김서령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대표,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이태훈 조선일보 기자, 박병성 공연칼럼니스트.ⓒ국립정동극장
정동극장은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가 만나 교류하는 공연예술의 중심지다. 주변에는 덕수궁을 비롯해 고종의 황실도서관인 중명전, 경성법원이었던 서울시립미술관, 배재학당, 옛 러시아공사관, 정동교회 등 개화기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관통하는 유서 깊은 공간들이 많다.박영정 한국예술경영학회 부회장은 "정동극장은 주변 문화시설, 문화유산과 연결돼 도심 속 '문화 산책'이 가능하고, 내외국인에게 '대한민국 문화향유 1번지'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정동이라는 접근성 높은 입지를 고려해 장르 불문 대중성 있는 공연을 제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태훈 기자는 "정동의 역사성과 문화 자산을 콘텐츠 브랜드 핵심으로 공간 경험·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근대문화의 출발점이라는 정체성을 살려 도심 직장인,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오픈 플랫폼 전략을 지향해야 할 것"이라며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메타버스, AI 큐레이션, VR 등 디지털 기반의 관람·체험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박병성 공연칼럼니스트는 2017년 단일공연 상설공연장에서 탈피한 정동극장의 주요 성과로 △우수 콘텐츠 공동기획 △전통 기반한 상설 관광공연 개발 △신진 전통 아티스트·팀 발굴 및 양성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전통 작품 소개 △예술단 창단 △'세실 창작ing' 신설 등 작품 개발·지원 등을 꼽았다.그는 "정동극장은 2차 제작극장으로서도 건강한 공연 생태계 발전에 견인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개발된 뮤지컬 '적벽', '딜쿠샤', '아이참' 등 한국적 배경의 작품이 많다. 앞으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K의 정체성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 ▲ 세실극장 외관.ⓒ국립정동극장
1976년 개관한 세실극장은 1977~1980년 연극인회관과 서울연극제의 전신인 '대한민국연극제'가 개최된 연극의 메카로, 6·10 항쟁 민주화 선언이 이뤄진 곳이다. 계속되는 재정난에 시달린 세실극장은 운영 주체가 수차례 바뀌고 개·폐관을 반복하며 존폐 위기에 내몰렸다. 정동극장은 극장 소유주인 대한성공회로부터 장기 임대받아 개·보수를 거쳐 2022년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2022년 시작한 '세실 창작ing'는 작품·창작자 발굴 프로그램이다. 1차 개발 이후 관객과 만나지 못한 유의미한 작품이 지속적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세실에서 재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창작ing' 선정작인 '딜쿠샤', '굿모닝 홍콩',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등이 기획공연으로 편성되는 결실로 이어졌다.김서령 문화예술기획 이오공감 대표는 "창작ing는 민간단체의 장기 공연을 독려하고 창작 초기 단계를 지원하며, '민관 협력 프로덕션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예술단체들이 재정적 부담 없이 창작에 집중하고, 작품의 완성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창작-제작-유통'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정성숙 대표는 "이번 심포지엄은 문화가 단순한 향유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였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수렴해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예술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심포지엄의 주요 내용은 추후 발간 예정인 30주년 백서를 통해 제공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