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김영진 "조희대 청문회는 급발진""秋의 전쟁, 결과 적절하거나 좋았던 기억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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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회의장을 나서며 정청래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과 정청래 대표의 광폭 행보에 야권을 물론, 대통령실 등 여권 또한 술렁이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추 위원장과 정 대표 등 당내 강성파의 공격적인 태도가 대통령의 메시지를 가리고, 도리어 국민적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추 위원장이 밀어붙인 조 대법원장 청문회에 대해 "급발진"이라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오는 30일 예정된 조 대법원장 청문회에 대해 "약간 급발진하지 않았나"라며 "대법원장 청문회는 대단히 무거운 주제이고 중요한 사안인데, 당내 전체 지도부와 상의하면서 진행하고 사전에 준비 절차를 잘 거쳐서 필요성에 대한 상호 인식과 동의 하에 진행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른바 '조희대 회동설'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청문회를 여는 것 자체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추 위원장이 법사위에서 강행한 조 대법원장 청문회에 대해 당내 불안한 시선이 적지 않다는 것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앞서 추 위원장은 지난 22일 법사위에서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조 대법원장 청문회 실시계획서를 기습 상정하고 범여권 주도로 의결했다.조 대법원장 청문회 건은 당 지도부와의 논의도 거치지 않았으며 당내에서조차 '너무 나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원내지도부는 해당 사안에 대해 "상임위 차원에서 진행된 거여서 지도부가 해라, 하지 마라 할 수 없다"면서도 "사전의 상의는 안 됐고 법사위 차원에서 의결된 것으로 추후에 통보를 받았다"(문금주 원내대변인)고 에둘러 당혹감을 내비쳤다.하지만 당의 중추 역할을 맡아야 할 정 대표는 추 위원장에 질세라 더욱 강경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날 "얻다 대고 삼권분립 사망 운운하느냐"며 "추 위원장을 비롯한 법사위원들은 열심히 해주길 바란다"고 도리어 추 위원장에게 힘을 실었다.정 대표는 또 페이스북에 우파 진영의 역대 대통령을 열거하며 "우리 국민은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며 공격적으로 발언했고, 같은 날 법사위원장실을 방문해 민주당 법사위원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정 대표와 추 위원장은 정부와의 엇박자도 드러내며 여권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정 대표는 검찰개혁의 속도 조절과 신중론을 주문하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시그널에도 '추석 전 검찰개혁'과 강경 노선을 굽히지 않았다.추 위원장 또한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좌장'으로 평가받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보완수사권에 집착하지 말라"며 "수사는 수사 전문가인 경찰에 맡기는 게 맞다. 경정 한 사람이 아는 사실도 검사장이 모른다"고 주장했다.민주당에서는 두 사람의 공세 수위가 높아질수록 칼끝이 정부를 향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자칫 국정운영에 걸림돌만 되고 역풍을 부르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추미애의 법사위가 우리 당 전체의 모습은 아니지 않나"라며 "그런데 당의 중심 역할을 해줘야 할 당대표가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한 술 더 뜨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민생 정책과 메시지, 외교 성과가 가려지고 있다는 대통령실의 불만을 당도 여러 통로를 통해 감지하고 있다"며 "정부와 우리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개혁의 명분도 잃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두 사람에 대한 자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은 "추미애, 정청래 두 사람을 두고 보면 진짜 큰일날 것 같다"며 "기시감이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는 추 위원장의 강성 행보가 과거 민주당에 역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퍼지면서 이번에도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으로 해석된다.추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권 탄생의 1등 공신이 됐다는 역설적인 평가가 뒤따른다.또한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유죄를 확정받고 지사직이 박탈됐을 때는 그 발단이 2018년 1월 당대표였던 추 위원장의 네이버 댓글조작 수사 의뢰였다는 점에서 '자살골'이란 오명을 받기도 했다.이와 관련해 김 의원도 라디오에서 "(추 위원장의) 전쟁의 결과가 적절하거나 좋았던 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김 의원은 또 추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간사 선임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도 "간사 선임 문제를 갖고 전쟁을 치를 필요는 없고 특별하게 인정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절제되고 조정돼야 한다. 집권여당 입장에서는 썩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날 SNS에 "폭력적 야만의 문화에서는 늘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한다"며 "정 대표와 추 의원 등 민주당 강경파는 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를 일방적으로 결정해 놓고, '대법원장이 뭐라고, 청문회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며 큰소리치고 있는데, 이는 의회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정면으로 모독하는 오만한 언사"라고 직격했다.그러면서 "거대 여당의 전대미문의 횡포가 쌓여가며 마침내 경이로운 괴물 독재의 형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