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미 관세협상 두고 총공세 나서"합의문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라더니"車 업계, 합의 지연되며 관세율 25% 타격이 대통령, 관세 협상 타결 직후 결과 극찬李 "한미 간 동맹·산업 협력 강화 계기될 것"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2일 경북 경산시 자동차 부품 제조 중소기업인 일지테크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22일 경북 경산시 자동차 부품 제조 중소기업인 일지테크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정부의 대미 관세협상을 실패로 규정하고 공세에 나섰다. 관세 협상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며 선전해온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 관세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 자체가 국가와 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경북 경산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한미 정상이 만나서 관세협상을 한 이후에 정부는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협상이었다고 이야기했다"면서 "그런데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타임지와 인터뷰에서 '만약 합의문에 서명했더라면 탄핵당했을 것이라며 사실상 관세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오늘 유엔(UN)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그런데 안보실장의 브리핑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은 없다고 한다"며 "관세협상이 타결되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새까맣게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관세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자동차 업계 타격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자동차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부품 중 철강으로 분류되는 물품에는 관세가 50%에 달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량은 143만여 대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 수출액 707억 달러 가운데 절반 가량(347억 달러)이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관세 부담이 지속될 경우 완성차 산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연이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던 관세 협상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공개된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무리하게 제시한) 그 조건에 제가 동의했다면 내가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2일 공개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는 "(한·미간) 통화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 달러를 찾아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 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발언은 지난 7월 한국이 3500억 달러 투자를 하면 미국 관세율을 15%로 하기로 구두 합의를 한 후 미국을 방문할 당시와 전혀 다르다. 이 대통령은 7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써 관세협상 타결을 알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3500불 규모의 펀드는 양국 전력 산업 협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으로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미 간 산업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한미 동맹도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 강유정 대변인이 8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정상회담 및 방미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강유정 대변인이 8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정상회담 및 방미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후 합의문이 작성되지 않은 것이 논란이 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동 합의문을 서로 얘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냥 기분 좋게 마무리됐다. 합의문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서로 얘기가 잘 된 회담"이라고 했다. 국가 정상 사이의 회담 후 공동합의문이 없는 이례적인 상황을 '너무 성공적이어서'라고 설명한 것이다. 

    야당은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관세 협상 초반에 했던 발언들이 사실상 거짓말이라고 지적한다. 강 대변인 등이 거짓 브리핑을 한 것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그를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된 회담을 했다고 국민을 상대로 새빨간 거짓말을 늘어놓은 대통령실 담당자, 관련 책임자를 당장 경질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진행돼 온 관세협상을 낱낱이 국민에게 털어놓으라.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이 어떤 것인지를 국민에게 솔직하게 고백하라"면서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어설픈 반미 선동, 반트럼프 선동으로 지지율 관리에만 신경 쓰는 것은 삼가야 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대여 공세와 별개로 자동차 산업과 부품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임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이미 지난달 13일 경북 자동차 부품기업 현장 간담회를 가지고 애로 사항을 접수했다. 

    야당은 세금 지원 등을 위한 법안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수출입 구조 변화에 따른 충격 완화를 위해 금융 지원 등을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도 거론된다. 취약 산업에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자금 융자와 신용 보증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