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문화재단 제작, 지난 12~13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서 초연한윤섭 작가 동화 원작…수어·음성해설·움직임·자막 등 다양한 표현 방식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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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 공연.ⓒ강동문화재단
연극 '해리엇'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해리엇'은 지난 12~13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소극장 드림에서 초연됐으며, 3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주관 '2025년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강동문화재단이 지역사회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기획·제작했다.'해리엇'은 한윤섭 작가의 동화 '해리엇-175년 동안 바다를 품고 살았던 갈라파고스 거북 이야기'(2011)가 원작이다. 바다 가까운 동물원에 들어온 어린 자바원숭이 '찰리'와 찰스 다윈과 함께 세상에 알려진 갈라파고스 거북 '해리엇'의 따뜻한 동행을 그린다.김지원 연출이 직접 각색해 창작개발 단계부터 접근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노하우를 담아 선보였다. 김 연출은 소리극 '옥이', 국립중앙극장 기획 무장애 공연 '합★체', 모두예술극장 기획 '푸른 나비의 숲' 등을 통해 음성해설, 그림자 수어 통역을 무대 언어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펼쳤다. -
- ▲ 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 공연.ⓒ강동문화재단
공연은 티켓 판매 시작 후 조기에 전석 매진을 달성했다. 이에 강동문화재단 관계자는 "관객의 약 25%는 가족단위"라며 "원작과 창작진의 인지도는 물론 '해리엇'이 강동아트센터의 가족친화 프로그램에 충성도 높은 기존 관객층의 수요에 적중한 영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해리엇'은 장애인·비장애인이 험깨 즐길 수 있도록 수어 통역, 음성 해설, 자막 등을 제공하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공연이다. 그러나 무대 한구석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어로 전하는 일반적인 배리어프리와는 다르다. 수어 통역사들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같이 움직이고 대사하며 연기한다.'해리엇' 역에 문상희, '찰리' 역 홍준기, 개코원숭이들의 우두머리 '스미스' 역 송철호, 털빛이 흰 너구리 '올드' 역에는 전유경이 열연했다. 극중 해리엇 및 음성해설은 오디션을 통해 김설희가 발탁돼 호흡을 맞췄다. 정은혜·강소진은 각각 '찰리'와 '올드·스미스'의 그림자 소리를 담당했으며, 권재은·이영섭은 그림자 소리와 동시에 1인 다역으로 분했다.수어통역, 음성해설, 자막 등 다양한 표현 요소를 하나의 무대언어로 전환하는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동행·공존에 보편적 주제를 동물들의 이야기로 쉽게 전달하고 극적 정서와 흐르는 아름다운 음악, 실력파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와 수어통역 배우들의 섬세한 표현이 드라마의 깊이를 더했다. -
- ▲ 접근성 높은 연극 '해리엇' 공연.ⓒ강동문화재단
관객들은 "아이들이 수어와 자막을 공연의 재미있는 일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배우와 함께 생생한 표정과 수어로 연기하는 수어통역 배우들의 모습이 신기했다", "자막이 대사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공연을 보다 보니 문학적으로 느껴졌다" 등의 호평을 남겼다.강동문화재단은 '해리엇'을 준비하면서 공연기획, 작품개발, 홍보마케팅, 관객 서비스 등 전 과정에 걸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시각·청각 장애인들이 공연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도록 수어 홍보 영상과 사전 음성 해설을 제공했으며, 접근성 매니저·연출부가 원고를 준비하고 수어 번역가와 전 출연진이 참여했다.공연 당일 문자·점자 공용 프로그램북을 배포했고, 무대 미니어처·주요 의상·소품의 견본을 로비에 준비했다. 어린이 관객들은 무대 미니어처를 신기하게 살펴보고 극중 찰리의 모자를 써보기도 하면서 즐거워했다. 세트 주변을 걸어보며 소품의 촉감을 체험할 수 있는 무대 터치투어는 시각장애인, 가족 동반 관객들이 함께했다.김영호 강동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연극 '해리엇'을 보신 많은 분들이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셨다. 제작진의 노고에 특히 감사드린다. 지역극장이 직접 제작한 작품을 계기로 누구나 지역극장에서 함께 공연예술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였다. 앞으로도 공공극장으로서의 접근성을 높이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