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플레이션' 기대 달리 경기침체 신호음 지속'글로벌 금융위기' 예견한 장·단기 금리 역전 다시 고개신용카드·자동차 대출 연체율 금융위기 수준 근접목재값 한달 새 25% 폭락…실물경제서도 나타난 둔화 징후전문가들 "2008년 위기 데자뷰…납세자 부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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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경제에 세 개의 경고등이 동시에 켜졌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년물보다 낮아진 '금리 역전' 현상, 가계·기업의 부채 급증, 목재 선물 가격의 급락이다. 이는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서 일제히 경기 침체의 전조가 감지된 것으로 해석되며,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8일(현지시각)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05%로 올해 들어 4월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이날 3년물 금리는 4.10%로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 차이는 -0.05%P를 나타냈다.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높은 금리 역전 상태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1주일 전인 올해 1월13일, 0.42%P까지 벌어졌던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차는 2월26일 -0.06%P를 기록하며 역전 상태에 접어들었다. -
- ▲ 지난 6개월 간 미국 국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 차이. 출처=Ycharts 갈무리ⓒYcharts
이후 장·단기물 금리차는 소폭 반등과 하락을 거듭하며 간헐적인 역전 상태를 보였다. 8월4일에는 -0.13%P까지 역전 수준이 심화했다.금리 역전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의 전조 신호로 인식된다. 뉴욕 연은도 보고서를 통해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을 유의미하게 예고해왔다고 밝혔다.올해 나타난 역전 현상의 장기화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맥을 못 추고 하락을 지속한 데 따른 것이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1월13일 4.8%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4.05%까지 떨어졌다.지난주 발표된 8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들은 올 연말 10년물 금리가 연 4%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전망치를 기존 4.25%에서 하향 조정했다.윌 컴퍼놀 FHN 파이낸셜 전략가는 "연초에는 '트럼프플레이션'으로 불린 고성장·물가상승 시나리오가 2025년을 규정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제는 성장 둔화 환경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10년물 금리 하락세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듯 실제로 대부분의 미국 경기 침체는 금리차 역전 이후 평균 6~17개월 내에 시작됐다.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도 금리차 역전이 나타났다. -
- ▲ 미국 달러화 관련 이미지.ⓒ뉴데일리DB
금융시장에서 감지된 또 다른 경고 신호 역시 2008년 금융위기의 공포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부채 문제다.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서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다고 지적했다.여기에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가계들은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BNPL, Buy Now Pay Later)'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보고서도 "BNPL 이용자 상당수는 신용 점수가 낮고 연체율도 더 높다"며 취약계층의 소비행태를 경고했다.빚 잔치는 비단 저소득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과 투자자들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레버리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적지 않은 수의 개인 투자자들이 낮은 이율을 제공하는 플랫폼 대출을 활용해 증거금 대출을 받아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기업들은 관세 부담,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등을 이유로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이어가는 중이다.부채의 질도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연방주택청(FHA) 보증 대출자의 69%가 '위험 수준'의 부채 비율을 기록하고, 기업의 회사채 찍어내기 열풍에 투기 등급 채권 발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이처럼 민간 영역 전반의 부채 구조가 취약해졌다는 진단이다.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2008년 금융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와 연준이 단기 충격을 줄이기 위해 개입할 경우, 일시적으로 충격은 완화되겠지만 그 부담은 결국 납세자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
-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목재 선물 가격의 급락은 실물경제에서 포착된 또 다른 경기 침체 경고음으로 해석된다.8일 WSJ은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인 목재 가격이 최근 한 달 사이 2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9월 만기 목재 선물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2시30분 기준 1000보드 피트당 525.5달러를 나타냈다. 8월1일 고점(698.50달러) 대비 약 25% 급락한 것이다.목재 가격은 미국 주택시장 및 건설경기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최근 나타난 급락세는 주택시장 둔화와 수요 위축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들은 재고 과잉과 수요 위축에 더해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산 목재에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등 복합적 요인이 가격 하락을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이처럼 다각도에서 감지되는 위험 신호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투자자들의 감이 아닌, 여러 근거에 기반한 전망임을 시사한다.다만 향후 고용 지표 회복 속도와 연준의 통화 정책, 연방정부의 관세 정책 등이 경기의 최종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