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제 식구 감싸기' 우려에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지시
  •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을 검찰이 아닌 김건희 특검에 수사할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정치권·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관봉권 띠지 유실 사건을 김건희 특검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살펴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연루된 사건인만큼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제대로 수사도, 기소도 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지난달 19일 서울남부지검의 건진법사 관봉권 추적 단서 유실 및 부실 대응 문제와 관련해 매우 엄중한 사안이므로 진상 파악과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감찰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서울남부지검은 특검 출범 전인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전성배씨 은신처 압수수색 과정에서 5만원권 3300장(1억6500만 원) 현금을 발견해 압수했다. 이 중 5000만 원이 관봉권이었는데 관봉권을 묶은 띠지가 사라진 것이다.

    관봉권이란 한국조폐공사가 한국은행에 신권을 보낼 때 띠지로 묶은 돈이다. 띠지와 스티커는 검수 기계 식별번호, 처리일시, 담당 부서, 담당자 코드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남부지검은 "경력 짧은 직원이 현금만 보관하면 되는 줄 알고 실수로 버렸다"고 해명했다.

    대검찰청은 정 장관 지시에 따라 김윤용 감찰3과장을 팀장으로 전담 조사팀을 꾸린 뒤 지난달 21일 전 씨 수사 과정에서 증거물을 유실한 수사관 등을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는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를 열고 박건욱 전 남부지검 부장검사, 이희동 전 남부지검 1차장검사, 당시 압수계 소속 김정민·남경민 남부지검 수사관 등을 관련 사건 증인으로 불러 당시 경위에 대해 캐물었다.

    김·남 수사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또 청문회 도중 비속어로 추정되는 단어와 '남들 다 폐기해'라는 문장을 메모한 사실이 포착됐다.

    국회 법사위원장을 역임 중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른 큰 범죄나 윗선을 감추기 위한 검찰의 집단범죄, 조직범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남부지검은 경력 짧은 수사관의 실수라고 변명했는데 짧은 경력자가 국회의원을 상대로 거짓말 고수의 연기를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