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8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8월 3일 대전 예술의전당 공연'동양인 최초' 에투알 박세은, 지난 3월 은퇴한 마티외 가니오 등 출연
  • ▲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기자간담회 현장.ⓒ예술의전당
    ▲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기자간담회 현장.ⓒ예술의전당
    '동양인 최초' 파리 오페라 발레의 에투알(별·최고무용수)이 된 박세은(36)이 9명의 별과 함께 1년 만에 한국 무대를 빛낸다.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는 30일~8월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8월 3일 대전 예술의전당에서에서 열린다. 2022년과 2024년에 이은 세 번째 내한 공연으로, 전체 에투알 14명 가운데 10명이 출연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박세은과 지난 3월 1일 '오네긴'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마티외 가니오를 비롯해 아망딘 알비송·레오노르 볼락·한나 오닐·블루엔 바티스토니·제르망 루베·폴 마르크·마르크 모로·기욤 디오프 등 10명의 에투알과 프리미에르 당쇠르 플로랑 멜라크가 무대에 오른다.

    박세은은 "시즌 중에 이렇게 많은 에투알이 동시에 외부 무대에 서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저희 갈라가 발레단에서 인지도가 높아졌고, 에투알들이 다 오고 싶어한다. 비용면에서 다 오는게 부담이 될 수 있어 6명만 데려오자고 했다가 10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 ▲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세은.ⓒ예술의전당ⓒ예술의전당.
    ▲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세은.ⓒ예술의전당ⓒ예술의전당.
    파리 오페라 발레(POB)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레단으로, 1669년 태양왕 루이 14세가 직접 설립했다. 박세은은 2011년 준단원으로 입단해 정단원과 제1무용수를 거쳐 2021년 6월 에투알로 지명됐다. 2018년에는 '무용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했으며, 2023년 프랑스 문화부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다.

    박세은은 "에투알이라는 것은 타이틀일 뿐, 누구도 자신을 위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무용수로서 얼마나 더 많이 발전할 수 있고,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무대를 만들어간다. 객석에서 무용수가 어떤 마음으로 춤을 추며 살아왔는지 보이는 것 같다. 이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귀뜸했다.

    올해 공연도 박세은이 직접 구성하고 캐스팅을 책임졌다. POB에 공식 등재된 레퍼토리를 골라 A(30~31일)·B(8월 1일) 프로그램으로 나눴다. A 프로그램은 무용수 개개인의 개성과 감정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게 클래식·모던이 교차하는 작품들을 구성했다. B 프로그램은 전막 하이라이트 형식으로 서사를 강조했다.

    '인 더 나이트(In the Night)',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 등 국내에선 보기 드문 중편 레퍼토리가 포함됐으며, 루돌프 누레예프 버전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전막 하이라이트에서는 모든 에투알이 번갈아 공연한다. POB 전속 피아니스트 히사야마 료코와 다비드 게링가스 콩쿠르 우승자 첼리스트 이경준이 참여해 깊은 감성의 라이브 연주를 들려준다.
  • ▲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욤 디오프, 박세은, 마티외 가니오(사진 왼쪽부터).ⓒ예술의전당
    ▲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 2025'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욤 디오프, 박세은, 마티외 가니오(사진 왼쪽부터).ⓒ예술의전당
    박세은은 "해외 갈라에서는 보통 짧은 파드되 중심으로 꾸며지지만, 저는 중편 중심의 구성에 집중했다. 중편은 무용수들이 감정의 흐름과 이야기를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교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몸으로 풀어내는 무대여서 관객도 더 몰입하게 되고 진한 인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1세기 POB의 상징이라 불리는 마티외 가니오(41)는 처음 내한해 30일 제롬 로빈스의 '인 더 나이트'와 우베 숄츠의 '소나타'를 선보인다. 2001년 POB에 입단한 그는 2004년 '돈키호테' 공연을 마친 뒤 제1무용수 등급을 뛰어넘어 바로 에투알이 됐다.

    가니오는 "드디어 한국 갈라에 오게 돼 기쁘다. 박세은은 갈라에서 발레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줘서 좋았다"며 "이번 공연이 제 경력에서 마지막 내한이 될 수 있기에 아쉽기도 하다. 기교보다는 감정의 깊이를 전달하고, 관객과 무대 위에서 진심이 교감되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POB의 은퇴는 42세로 정해져 있다. 그는 "발레단에서 춤을 출 수 있었던 건 행복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동시에 엄청난 소속감을 느끼는 곳이다. 환경도 훌륭하고 풍부한 레퍼토리가 있어서 많은 안무가들을 작품을 만날수 있어서 감사했다. 재능 있는 무용수들과 함께 명성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 2023년 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내한 공연에서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 오른 기욤 디오프.ⓒLG아트센터 서울
    ▲ 2023년 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내한 공연에서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 오른 기욤 디오프.ⓒLG아트센터 서울
    2023년 3월 11일 '지젤' LG아트센터 서울 공연에서 프리미에르 당쇠르를 거치지 않고 에투알에 임명된 기욤 디오프(25)도 작년에 이어 다시 무대에 선다. 그는 2년 전을 떠올리며 "모든 게 갑작스럽고도 감동적이었다. 제게 서울은 단순한 갈라나 투어로 가는 곳이 아니라 인생이 바뀐 순간이 일어난 곳"이라고 말했다.

    POB의 등급 제도는 카드리유(군무), 코리페(군무 리더), 쉬제(솔리스트), 프리미에 당쇠르·당쇠즈(제1무용수), 에투알(수석 무용수) 다섯 단계로 나뉜다. 입단부터 한 단계씩 거쳐 승급하기 때문에 에투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2018년 POB에 입단한 디오프가 에투알이 되기까지는 5년이 소요됐다.

    그는 "에투알은 단순히 타이틀 이상의 의미인 점을 매 시즌 느낀다. 예술적 자유와 함께 후배와 동료들에게 하나의 전형을 보여줘야 한다. 작품마다 관객과의 진짜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게 됐고 무대와 작품을 더 깊이 연구하게 된다. 한국에서 이런 에투알의 여정이 시작됐으니 에투알로서 제 모습을 더 진심을 담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