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이 울산에 1-0 승리서울 캡틴 출신 오스마르 관전경기 후 오스마르는 끝까지 서울 팬들에게 팬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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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C서울-울산HD전이 끝난 후 오스마르가 서울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뉴데일리
지난 20일. FC서울과 울산HD의 K리그1 22라운드가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은 축제 분위기였다. 전반 42분 제시 린가드의 환상적인 골로 서울은 1-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리그 4위까지 도약했다. 그리고 지긋지긋한 '울산 징크스'를 깼다. 2017년 10월 이후 울산에 22경기 연속 무승 행진(7무 15패)을 이어가다, 무려 '2822일' 만에 울산을 잡았다.30도에 가까운 온도와 높은 습도의 '찜통더위' 속에서도 서울과 서울 팬들은 시원한 승리를 즐겼다.경기가 끝나고 경기장을 빠져나와 주차장으로 가는 길. 한 키 큰 남자가 서울 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모자를 눌러쓴 외국인이었다. 얼핏 봐도 키가 190cm는 넘어 보였다.키 큰 외국인이 서울 팬들에게 둘러싸여 한 일은 사인을 해주는 것. 사진을 찍어주는 것. 그리고 환하게 웃어주는 것. 한 무리의 팬들이 지나가자 또 다른 무리의 팬들이 몰려왔다. 사인을 하고, 사진을 찍고, 웃어주는 일이 무한 반복됐다.찜통더위에 짜증이 날 법도 한데, 그는 절대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다. 자신에게 달려온 모든 팬들에게 친절하게, 따뜻하게, 정답게 대응했다.드디어 끝났나 싶었다. 그는 주자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때 뒤늦게 그를 알아본 또 다른 서울 팬들이 몰려들었다. 주차장으로 방향을 튼 그는 바로 멈췄다. 사인과 사진과 미소를 선물한 뒤 주차장으로 향했다.그때 또 뒤늦게 그를 알아본 또 다른 서울 팬들이 그의 앞에 섰다. 그는 반복했다. 주차장 한 가운데서 꽤 오랜 시간 그렇게 했다. 주차장에서 열린 팬미팅이었다.그는 정말 끝까지 서울 팬과 함께 했다. 모든 서울 팬들이 떠날 때까지, 단 한 명의 팬도 놓치지 않고 모두 받아줬다. 서울 팬 앞에 어떤 벽도 치지 않았다. 마지막 팬에게 사인과 사진과 미소를 마친 그는 드디어 자신의 차에 탈 수 있었다. 그리고 경기장을 떠났다.누구일까. 서울 팬을 이토록 애틋하게 챙기는 외국인의 정체는.분명 서울 선수는 아니다. 그 시간은 경기를 마친 서울 선수들이 아직 나오기 전이었다. 그럼에도 서울 팬들은 서울 선수처럼 팬심을 표현했다. 서울 선수도 아닌데 이렇게 서울 팬들에게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주인공은 '오스마르'였다.오스마르는 이날 서울-울산전을 관람했다. 하프타임 때 서울 팬들은 오스마르를 환영했다. 캡틴 콜을 불렀다. 오스마르는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지금 오스마르는 서울 선수가 아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서울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다. 오스마르와 서울, 오스마르와 서울 팬들의 우정은 변함이 없다.오스마르는 192cm의 장신 미드필더다. 센터백으로 뛰기도 한다. 2014년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에서 서울로 이적했다. 바로 서울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서울은 스페인산 미드필더에 열광했고, 팀 전력은 상승했다.2018년 일본 세레소 오사카 임대 1년을 빼면 2023년까지 9시즌을 서울에서 뛰었다. 총 282경기에 출전해 22골 12도움을 기록했다. 서울의 K리그1 우승과 FA컵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그는 서울 선수들에게도 존경받는 선수였다. 이례적으로 외국인 선수가 서울의 '캡틴'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
- ▲ 오스마르는 FC서울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외국인 선수 중 하나였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어떤 논란 없이 묵직하게 서울을 사랑한 선수. 서울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서울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튀지 않아서 더 신뢰받은 선수. 모범생의 바른 이미지로 전설이 된 선수.어느덧 30대가 훌쩍 넘은 오스마르. 올해 37세다. 그는 2024년 K리그2 서울 이랜드로 이적했다. 많은 서울 팬들이 반발했고, 많은 서울 팬들이 아쉬움을 표현했다. 어쩔 수 없이 이별을 해야 했다. 그렇게 오스마르의 몸은 서울을 떠났다. 하지만 오스마르의 진심은 여전히 상암을 맴돌고 있다.오스마르는 서울-울산전이 열리기 하루 전 이랜드와 성남FC의 K리그2 22라운드를 뛰었다. 경기 다음 날 쉬고 싶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찜통더위에 상암을 찾았다. 서울 팬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며 더위를 날린 오스마르였다. 그가 서울을 사랑하는 방식이다.오스마르와 소통한 서울 팬들은 오스마르에게 소리쳤다. 또 90도로 오스마르에게 인사하는 팬도 있었다. 서울 팬들이 오스마르를 사랑하는 방식이다."오스마르 잘 가요! 오스마르 또 와요! 오스마르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