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 회장 "오랜 친구가 곁을 떠났다"아산정책연구원 "정주영·정몽준과 깊은 우정… 한미관계 발전에 헌신""한 시대의 지성이 떠났다… 그의 유산 기억할 것""우리 곁 떠났지만 그의 비전 따라 계속 전진할 것"
-
- ▲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과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가 2018년 10월 12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화
83세를 일기로 별세한 에드윈 J.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설립자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도 곳곳에서 애도를 표시하고 있다. 고인은 미국 보수 우파의 대표 지성이자 국내 정재계 수많은 인사와 인연을 맺고 있는 지한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일 퓰너 설립자의 별세에 대해 애도를 표시하면서 "개인적으로 오랜 친구이자 한-미 관계에 큰 역할을 해온 훌륭한 지도자가 우리의 곁을 떠났다.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퓰너 설립자는 1980년대 초반부터 김승연 회장과 인연을 이어왔으며, 최근까지 한화 이사회에서 활동했다.아산정책연구원도 추모문을 내고 "퓰너 박사는 외교정책으로 큰 유산을 남겼을 뿐 아니라 한국의 좋은 친구였다"며 "부인 린다 여사와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퓰너 박사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오랜 친분을 유지해 왔으며, 1987년에는 정 명예회장의 워싱턴 방문 당시 백악관에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의 면담을 주선하기도 했다.그는 별세 직전까지 헤리티지재단 산하 아시아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며 '정주영 외교정책 펠로'(Fellow for Foreign Policy Studies)로 활동했다. 이 직책은 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를 기리기 위해 신설됐다.아산정책연구원 설립자이자 명예이사장인 정몽준 박사와의 인연은 정 명예이사장이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고등국제대학원(SAIS)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연구원은 "퓰너 박사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정 명예이사장의 박사과정을 적극 지원하며 미국 정치와 외교정책에 관한 깊은 지식과 통찰을 아낌없이 나눴다"며 퓰너 박사가 정 명예이사장의 오랜 친구이자 멘토였다고 회고했다.이어 "그는 2008년 아산정책연구원 설립 당시부터 줄곧 변함없는 지지자였으며, 국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연구원이 주최한 아산 플래넘에는 11회 모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연구원은 "퓰너 박사의 서거는 하나의 시대가 저문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의 비전을 따라 계속 전진할 것이며, 그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퓰너 박사가 즐겨 쓰던 구호인 '전진, 앞으로'(Onward)로 추모문을 마쳤다.퓰너 박사는 약 200회 가까이 한국을 방문한 대표적인 친한파 인사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정치적 이념을 뛰어넘어 친형제처럼 깊은 교류를 나눴고,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회장,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퓰너 박사가 이끈 헤리티지재단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민간 기부금으로 운영된 독립적 싱크탱크로, 재단이 내놓은 '리더십 지침'(Mandate for Leadership) 보고서는 레이건 행정부의 정책 수립에 교과서로 사용될 만큼 영향력이 컸다. -
- ▲ 정몽준(왼쪽)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이 퓰러 설립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아산정책연구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퓰너는 6월 조카의 신부 서품식에 참석하기 위해 시카고를 방문했다가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리티지재단은 "그는 단순한 지도자를 넘어 비전가이자 건설자, 진정한 애국자였다. 미국을 인류 역사상 가장 자유롭고 번영한 국가로 만든 원칙을 수호하려는 그의 의지는 보수주의 운동의 모든 근간을 형성했다”고 애도했다.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퓰너 박사의 별세로 보수주의 운동의 진정한 거인 중 한 명을 잃었고 나는 멘토이자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