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무기공급 발표 이튿날 "살육을 멈추고 싶을 뿐"푸틴 자극해 전쟁 격화하는 상황 피하려는 의중으로 읽혀"푸틴에 매우 실망…50일 지나도 합의 없으면 관세 및 기타 제재"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50715 AP/뉴시스.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50715 AP/뉴시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겨냥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모스크바를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우린 그렇게 할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면서 미국이 장거리 무기를 제공한다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깊숙한 곳의 군사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지 물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할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공급 재개를 발표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구상을 밝힌 다음 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열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등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러시아가 향후 50일 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에 대한 약 100%의 '2차 관세'를 포함한 "혹독한" 관세로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전장의 균형을 맞추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과도하게 자극해 전쟁이 더 격화하는 상황은 피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50일이 지나도 우크라이나전쟁을 중단하는 합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매우 나쁠 것"이라며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한) 관세가 시작될 것이고, 다른 제재들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에 50일의 말미를 준 것은 너무 길다'는 지적에 대해 "난 50일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것보다 더 조기에 (휴전 또는 종전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 쪽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제까지 난 푸틴 대통령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난 지난 3개월간 많은 전쟁을 해결했지만, 이것(우크라이나전쟁)은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며 "이것은 '바이든의 전쟁'이지 '트럼프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가운데 "누구의 편도 아니다"라면서 "난 인류의 편이다. 살육을 멈추길 원하며 난 그편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