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鍛페스티벌' 화제작 '빠뜰랭 선생' 앵콜 공연"기가 막힌 피해사연 적어 보내면 초대권 증정"독특한 이벤트로 화제…웃음+감동 가득한 공연
  • '사기 피해'를 당한 사연을 적어 보내면 '연극 관람'이 공짜? 한 극단이 독특한 홍보 이벤트를 진행해 연극계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는 13일까지 대학로 '플랫폼74'에서 블랙 코미디 '빠뜰랭 선생'을 공연하는 극단 '그릿807(GRIT807)'은 현재 추첨을 통해 티켓을 마구 뿌리는(?) 대형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사연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수록' 뽑힐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제작진이 밝힌 당첨 노하우다.

    가뜩이나 '예술인 할인' '학생 할인' 등 각종 할인이 적용되는 이 공연에서 '1인 2매 초대권 행사'까지 벌이는 이 극단은 애당초 돈 벌 생각이 없는 듯 '사기 썰'과 '연극 티켓'을 교환하는 대환장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제작진이 웃프고 인상 깊은 '피해담'을 수집하는 이유는 이 작품이 땡전 한 푼 없는 빠뜰랭 변호사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을 이리저리 속이고 다니다 결국엔 자기가 당하고 만다는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

    작품에 공감하는 '피해자'들을 모으기 위해 과감히 수익을 포기한(?) 극단 '그릿807'은 이메일(grit807@naver.com)과 인스타그램(@grit_807) DM으로 지금도 애달픈 사연을 받고 있다고.

    블랙 코미디 '빠뜰랭 선생'은 프랑스의 작자미상 소극(Farce)으로, 인간의 우스꽝스러운 타락과 얕은 속임수를 풍자한 작품이다. 현지에선 '삐에르 빠뜰랭(Pierre Pathelin)'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지난 4월 '단단(短鍛)페스티벌' 개막작으로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빠뜰랭 선생'은 '제5회 원모어 페스티벌' 참가작으로 선정돼 오는 13일까지 대학로에서 앵콜 공연을 갖게 됐다.

    '단단페스티벌' 기간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했던 베테랑 배우들이 이번에도 그대로 출연한다. △주인공 '빠뜰랭 선생'은 배우 유이재 △그의 아내 '기유메트'는 배우 전승희 △귀요미 '티보'는 배우 김예빈 △옷감장수 '기욤'은 배우 정진수 △어리바리 '판사'는 배우 김효진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극단 '그릿807'을 이끌고 있는 배우 이태리가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다. 그는 "이제는 독립된 팀으로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삶의 진실과 진정성을 담아내고, 사회에 답을 제시하기보다 잊힌 질문을 일깨우는 공연을 만들고자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극단 '그릿807'은 고전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극단 '마크117'의 유닛팀으로 출발했다. 러시아 현대 희곡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을 재해석한 '리스펙트(RESPECT)' 이후 '빠뜰랭 선생'이 '그릿807'의 두 번째 작품이다.

    '빠뜰랭 선생'은 이나라 백석예술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기과 교수가 예술감독을, 서철 '마크117' 대표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또 그룹 '시나 쓰는 앨리스'의 보컬 한상훈이 작곡가로, 박혜리 씨가 의상디자이너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웃음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성찰하고,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연극 '빠뜰랭 선생'은 오는 13일까지 대학로 '플랫폼74'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