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브라질 대통령 옹호 까닭으로 50% 고율 관세부과룰라 "협상 먼저 진행할 것…잘되지 않으면 '보복관세' 방침"커피, 오렌지주스 등 미국 내 공급가격 높여 '제 발등 찍기' 분석
  •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카페. 250710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카페. 250710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에 50%의 '정치 관세'를 부과하자 10일(현지시각) 커피값이 급등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2019~2023년 재임)을 쿠데타 혐의로 수사하는 것을 이유로 브라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재판에 계류 중인 상황은 "국제적인 불명예"라며 "이 재판은 열려선 안 된다. 마녀사냥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썼다.

    이어 브라질에서 자유로운 선거와 미국인들의 근본적인 표현 자유가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브라질 상품에 대해 50%의 관세를 8월1일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보우소나루는 룰라 대통령의 암살을 계획하고 군부 쿠데타를 통해 입법·행정·사법 3권을 장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미국과 브라질간 무역전쟁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룰라 대통령은 현지 언론 '조르나우 다 헤코르드'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50% 관세부과 방침에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린 미국과 먼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며 "협상이 잘되지 않으면 경제호혜주의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 모든 과정이 무위로 돌아간다면 우린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이 50%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도 그들에게 50%를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이 맞불 대응을 선언하자 미국 상장 브라질 주식은 일제히 급락했고, 브라질 증시의 대표 지수인 보베스파 지수도 0.48% 하락했다. 특히 브라질 헤알화는 2% 이상 급락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관세는 커피, 오렌지주스, 설탕, 쇠고기 등 필수 식료품에 대한 미국 내 공급가를 높여 전체적으로 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제 발등 찍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날 뉴욕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3.5% 이상 급등했다.

    로이터는 4명의 무역 관계자를 인용, "특히 커피의 경우 미국으로의 수출은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며 "브라질 측에서는 원두 판매처를 유럽 또는 아시아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브라질 수출업체(Cecafe)에 따르면 지난해 60㎏들이 원두포대 814만개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이는 2023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이자 주요 오렌지 수출국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커피 3분의 1과 오렌지주스 절반가량은 브라질산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인스타그램에는 "브라질은 주권 국가"라는 등의 포르투갈어로 된 '댓글 폭격'이 이어졌다. 포르투갈어를 모국어로 쓰는 브라질 주민들의 집단행동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한때 일부 댓글 작성 기능이 제한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