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비-사이드' 주원규 작가 '동명 소설' 원작정화예술대 재학생·교수진 뭉쳐 만든 융합예술'젊은연극제' 29·33회 공식 참가작 선정'제20회 거창세계대학연극제' 본선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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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예술'로 불리는 연극은 그 어느 예술 장르보다도 공간적인 제약이 많이 따른다. 20t의 물을 사용하는 창극 '리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무대에서 소화 가능한 주제와 소품을 다루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지진'을 소재로 한 창작극 '너머의 세상'은 연극계의 '유리 천장'을 깬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강남 비-사이드'로 유명한 주원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너머의 세상'은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진도 9.0의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무너진 건물에서 주인공들이 사투를 벌이는 게 주된 내용인 만큼 배우들의 동선을 수직으로 보여주는 세트는 필수.
이를 위해 제작진은 배우들이 자유롭게 위아래를 오갈 수 있는 철제 구조물을 만들고, 실감나는 음향 효과로 지진으로 인한 굉음과 분위기를 연출했다.
높고 가파른 구조물 사이에서 절규하는 배우들을 보노라면 실제 지진 현장을 보는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온다. 여기에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과 강렬한 조명, 빠른 무대 전환은 관객들의 심박수를 높이고 식은땀을 자아내는 기폭제가 된다.
국내 초유의 블록버스터급 연극을 만든 장본인은 임주현 교수. 정화예술대학교에서 융합예술학부 연기전공 교수를 역임하며 수년째 이 작품을 이끌고 있다.
2021년 정화예술대 연기전공 재학생들을 이끌고 창작극 '너머의 세상'을 초연한 임 교수는 그해 '제29회 젊은연극제'와 '제21회 밀양공연예술축제'에 각각 공식 참가작과 본선 출품작으로 이 작품을 공연하는 쾌거를 이뤘다.
임 교수는 전작을 업그레이드한 '너머의 세상' 2.0으로 올해 또다시 '젊은연극제'에 참가하는 영예를 안게 됐다.
오는 6일까지 열리는 '제33회 젊은연극제'에 공식 참가작으로 '너머의 세상'을 올린 임 교수는 오는 8월 5~14일 경남 거창군에서 진행되는 '제20회 거창세계대학연극제'에도 같은 작품으로 본선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임 교수는 "김성택 학과장님과 최종환 교수님 그리고 연기지도를 해주신 서철 교수님을 비롯한 연기전공 교수님들과 각 전공 지도교수님들, 그리고 학생들의 협업 덕분에 '융합예술'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구현할 수 있었다"며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총괄 지도를 맡은 소감을 밝혔다.
임 교수의 말대로 이 작품은 연기전공 학생들을 중심으로, 메이크업, 뷰티패션, 영상제작, 시각디자인, 웹툰애니메이션, 뮤직테크놀로지 전공 재학생과 교수진이 대거 참여한 협업 작품이다. 분장, 의상, 무대, 음악, 영상 등 전 분야에 걸친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정화예술대만의 '융합예술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다.
공연팀 학생 대표인 김채은 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저마다의 희망, 가족의 의미,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며 "남은 기간 동안 작품을 더욱 다듬어 거창세계대학연극제 무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기전공 재학생으로, 작품 연출을 맡은 왕은비 씨는 "'너머의 세상'은 인간의 삶을 다룬 사람 냄새가 나는 작품"이라며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고되고, 숙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그럼에도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너머의 세상을 찾는다. 부디 이 작품을 통해 삶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기전공 졸업생으로, 연기 지도를 맡은 배우 강미래 씨는 "재학 중 두 번의 '젊은연극제'에 참가했는데, 졸업 후 다시 동문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다"며 "이 작업을 함께한 후배들도 이제는 학생이 아닌 배우로 현장에서 동료로 만날 것이다. 웃으며 함께 작업할 날들이 기다려진다"는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관람한 원작자 주원규 작가는 "어려운 희곡을 훌륭히 소화해 준 학생들과 임주현 교수님께 감사드린다"며 "이 작품이 더 좋은 연기와 더 많은 기회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