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도주 '횡령'·'도박사이트 운영' 피의자 2명 국내 동시 송환

경찰청이 11억 원 상당의 횡령 피의자(남·68년생)와 160억 원 규모의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남·84년생) 등 필리핀 내 주요 도피사범 2명을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동시 강제 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횡령 피의자 A씨는 지난 2007년 국내 시중은행에서 대출 담당 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관련 서류를 허위로 조작해 약 11억 원을 횡령한 후 필리핀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도주 약 18년 만인 2024년 9월 행정 서류 발급을 위해 필리핀 이민청에 방문했다가 현장에서 인터폴 적색수배자임이 발각됐다. 수배관서인 서울방배경찰서는 A씨를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A씨와 함께 송환된 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자 B씨는 2015년부터 공범 6명과 함께 필리핀을 거점으로 다수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들의 규모는 160억 원 상당으로 나타났다. 

B씨는 2025년 3월 현지에 파견된 코리안데스크와 필리핀 이민청 수사관의 공조로 차량 미행 끝에 검거됐다. B씨의 송환을 끝으로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해당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검거된 피의자들의 송환을 위해 주필리핀대한민국대사관과 함께 송환 시기와 방법 등을 논의했다. 피의자들의 죄질과 범죄규모 도피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시에 2명을 송환하기로 협의했다.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4월1일부터 급증하는 국제공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터폴을 통한 국외도피사범 집중 검거·송환 작전'을 시행 중이다. 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문화체육관광부, 해양경찰청, 관세청 등 국내외 관계기관과도 긴밀히 협업 중이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송환은 주필리핀대한민국대사관과 필리핀 이민청 및 코리안데스크가 합심해 검거 및 송환이 성사된 우수사례"라며 "앞으로도 범죄로부터 안전한 정의사회 구현 및 국제 치안질서 확립을 목표로 국내외 공조 역량을 결집해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