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온라인 투표권 업은 강성 지지층 '친문수박' 감별후보들, 친명성 내세우지만 … 서영교, '친문' 발목
  • ▲ 김병기·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기 원내대표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김병기·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기 원내대표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제22대 국회 2기 원내대표 선거가 막을 올린 가운데 당의 강성 지지층에선 친명(친이재명) 감별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도 김병기 후보에 대한 강성 친명계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감지되면서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서영교 후보는 옛 친문(친문재인)계와 여성 의원들의 표심 흡수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 따르면 원내사령탑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병기·서영교 의원은 모두 정부와의 호흡을 강조하며 '친명성'을 내세우고 있다.

    전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제2기 원내대표 선출 합동토론회'에서 김 의원은 "최우선 목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교두보 구축과 정치 복원"이라고 강조했고, 서 의원은 "여야정협의체를 꾸려 국회의원들이 정부와 수시로 협의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후보를 둘러싼 계보적 정체성 등에서는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서 의원이 민주당의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으로 활동했지만, 과거 '친문' 중심 인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친명 색채가 옅은 것으로도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의 향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당의 지지층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민주당·친명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당원표에서 김병기가 압도해야 한다"거나 "'친문수박'은 안 된다"는 등 친명 선명도가 상대적으로 옅은 후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선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20%)'가 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만큼 강성 지지층의 이런 '당심'은 주요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167석의 원내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에서 권리당원 투표는 의원 투표로 환산하면 약 34표 수준의 영향력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 의원 중심 구조에 '지지층의 힘'이 가시적으로 반영되는 첫 시험대가 되는 셈이다.

    당내에서도 강성 친명의 목소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김 의원은 아들의 국가정보원 채용 과정을 놓고 배우자의 녹취록이 보도되며 청탁 의혹이 불거졌지만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측면 지원하는 친명계 의원들이 눈에 띄고 있다.

    강성 친명으로 분류되는 양문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타겟은 김병기더냐. 너희들이 날리겠다고 결심하면 날릴 수도 있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택도 없는 짓, 꿈 깨라"라며 "왜 이번엔 김병기가 무섭더냐, 그래서 꺼내든 것이 겨우 캐비닛 장난질이야"라며 김 의원을 엄호했다.

    박선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병기 의원의 부인이 억울함을 호소한 사안"이라며 "아들은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7년 초 (국정원) 공채에 합격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아들은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의원이 도덕성 의혹에 휩싸이는 과정에서 자녀 인턴 특혜 채용 및 지인 재판청탁 의혹, 군 장병 팬티 예산 삭감 거짓 주장 등 서 의원의 과거 '비리백화점'도 재조명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김 의원이 청탁 의혹에 휩싸여도 서 의원이 네거티브 공세를 하기 어려운 것은 본인 또한 떳떳하지 못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이라며 "전날 토론회에서 서로 공방 대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