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업체, 같은 2개의 공 중 하나를 색칠 다르게 해 더 비싸게 팔고 있다는 의혹육안으로는 똑같은 공, 상위단체 검증 필요해A 업체 "다른 공이다. 해명 필요 없다" 공식 입장
  • ▲ 대한축구협회 공인구 업체 중 하나가 같은 공 2개 중 하나를 색깔을 달리 해 비싸게 팔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필이미지 제공
    ▲ 대한축구협회 공인구 업체 중 하나가 같은 공 2개 중 하나를 색깔을 달리 해 비싸게 팔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필이미지 제공
    대한축구협회 공인구 업체 중 하나인 A가 축구공 '가격 부풀리기' 의혹을 받고 있다. 

    A가 똑같은 축구공 2개 중 하나의 색칠을 조금 다르게 한 뒤 더 비싸게 팔고 있다는 의혹이다. '축구공1'과 '축구공2'의 가격 차이는 1만 2000원이다. 축구공1은 유소년리그 전용구, 축구공2는 동호인리그 전용구다. 축구공1이 더 비싸다. 

    '뉴데일리'는 제보자 B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B는 "대한축구협회 공인구 업체 A의 부도덕적 상업 행위와 관련해 제보를 한다. 동일한 축구공임에도 색상만 다르게 해 유소년리그 전용구를 더 비싸게 팔고 있다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A는 홈페이지에 축구공1과 축구공2를 엄연히 다른 제품명과 다른 제품 설명을 기재해 판매하고 있지만, 제품의 차이를 묻는 문의에는 고급 소재가 사용됐다는 추상적인 답변만 내놓고, 소재 관련 증빙자료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표면적으로 축구공1과 축구공2는 전혀 차이가 없다. 내부 절개를 해서 확인을 해봤지만, 육안으로는 어떤 차이도 감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육안으로 봤을 때 축구공1과 축구공2의 차이를 판단하기 어렵다. 두 공의 색깔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 비싼 축구공1에 특별한 무언가가 없다. 무늬도 디자인도 똑같다. 축구공 무늬의 일부 색깔이 다를 뿐이다. 축구공 전체로 봤을 때 색깔의 약 70% 정도가 똑같다. 

    B가 축구공1과 축구공2를 같은 공으로 판단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가 있다. 

    B는 "나는 축구공1과 축구공2를 자주 접한다. A 영업사원 중 축구공2가 품절일 때 비싼 축구공1을 축구공2 가격으로 주는 경우가 있었다. 지인들과 이런 경우에 관해서 이야기하다 보니 의구심을 가지게 됐다. 영업사원에게 직접 물어본 적도 있었지만, 확실하게 아니라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는 A가 유소년리그 전용구를 더 비싸게 파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A가 유소년팀들을 상대로 가격 부풀리기 상술을 부리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유소년 축구 산업 및 종사자 전체에 돌아오고 있는 건 아닌지 안타깝다. 이전 공인구 업체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이다"고 피력했다. 

    B는 이 내용을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하지만 사기업 관련 문제라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B는 지난 20일 국민신문고에 신고했다.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B는 "유소년 축구 시장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이 의혹이 거론되고 있다. 일반인이 소재, 성분, 재질 분석 등을 전문적인 기관에 의뢰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유소년 축구를 위해서라도 상위단체 차원에서 검증이 꼭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부도덕한 것이 확인된다면 개선하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호소했다. 

    A에 입장과 해명을 요청했다. 결론적으로 A 관계자는 "축구공1과 축구공2는 재질이 다른 공이다. 이에 대해 해명할 필요가 없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A는 이 의혹을 명확히 바로 잡을 의지가 없어 보였다. 

    A는 "같은 공인지, 다른 공인지, 이것이 문제가 되는 사안인가. 축구공 성분을 알려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공 색깔을 다르게 해서 다른 가격에 팔았는데, 우리가 무슨 잘못을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축구공 시장 상황을 모르고 가격만 가지고 이야기를 하면, 어떤 말을 해도 쉽지 않다. 대한축구협회와 공인구 계약을 하면서 엘리트 사용구와 동호인리그 사용구를 구분했다. 동호인리그 시장에서 적절한 가격이 있는 거고, 엘리트 시장에서도 적절한 가격이 있다. 엘리트 시장에서는 대한축구협회에 들어가는 협찬금, 프로모션 비용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금액을 구분해서 둘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시장에 맞는 가격으로 형성을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이 똑같고, 똑같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공인데 하나는 싸게 팔고, 다른 하나는 비싸게 판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다. 우리는 영업적으로 동호인리그와 엘리트 시장을 구분해서 가격을 정한다. 이 공은 왜 얼마고, 다른 공은 왜 얼마인지 우리한테 물어보는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A는 또 "축구공1과 축구공2는 다른 공이다. 재질이 다른 공이다. 제보자가 똑같은 공이라고 판단을 해서 의심을 하는 것을, 왜 우리가 거기에 다가 이 공은 어떻게 해서 이 가격이고, 저 공은 어떻게 해서 저 가격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내부적인 자료나 이런 것들을 왜 공개를 해야 하나"라며 다시 한번 반문했다. 

    이 의혹을 자동차 시장과 비교하기도 했다. 

    A는 "그러면 스포티지(기아)와 투싼(현대)하고 같은 차 아닌가. 그렇지만 더 비싼 차가 있다. 스포티지와 투싼은 같은 스펙의 차고, 아반떼(현대)와 K3(기아)도 같은 스펙의 차인데 왜 가격이 다른가. 이렇게 하는 거랑 똑같은 상황이다"고 비교했다.

    소비자 선택의 문제지 자신들의 문제는 아니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A는 "제보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축구공1이 비싸다고 느꼈다면, 비싸게 사서 피해를 봤다면, 축구공2를 사면 될 거 아닌가. 본질은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싼 공을 사서 하면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A는 "우리는 지금 질문 자체가 너무 받아들이기에 말이 안 된다. 왜 우리가 가격을 정하는 것에 대해서 판단을 하는가. 제보도 우리가 봤을 때 솔직히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막 던져놓고 이런 거 많지 않나"라고 했다. 

    '아니면 말고 식 소문'을 바로 잡기 위해 구체적인 해명이 필요하다는 질문에 A는 "제보자에게 축구공1과 축구공2는 다른 공이라고 이야기해 달라. 더 이상 말은 할 필요가 없다. 해명할 필요가 없다. 축구공 성분으로 무엇을 썼냐고 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 영업비밀이다. 거기까지만 해주면 될 것 같다"고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