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입장 제각각…조기 합의 위해 전력"신중모드 속 줄어든 리스크에 '환영' 목소리"어부지리 기대난-우선순위 밀릴 것" 분석도
  • ▲ 일본 무역협상단을 이끄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출국길 만난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50416 AP/뉴시스. ⓒ뉴시스
    ▲ 일본 무역협상단을 이끄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출국길 만난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50416 AP/뉴시스.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서로 경쟁하듯 부과해 온 고율관세를 한시적으로 대폭 인하하는 데 합의하자 일본 정부는 일단 이해득실을 계산하며 사태를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일본 공영 NHK.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전날 저녁 미·중 '관세전쟁' 휴전에 관한 기자 질문에 "상세한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면서 최대한 말을 아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미·중간 싸움은 그들이 하면 된다. 이시바 정권의 방침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추이를 주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주요 각료들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중 관세협상을 계속해서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미·일 관세협상을 담당하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계속 높은 관심을 두고 주시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조치는 수입과 수출을 금하는 '금수'에 가까운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은 "(미·중) 협상 추이와 세계 경제,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일본의 국익을 지키면서 조기 합의를 위해 전력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각국이 놓인 입장과 상황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협상 일정, 합의 내용과 시기 등이 당연히 다르다"면서 조기 합의를 추진할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미 쌍방이 솔직하고 건설적인 자세로 협의에 임해 가능한 한 조기에 합의하고 (양국) 정상이 발표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써 합의했다"며 "지금까지의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계속 정부가 하나 돼 최우선으로 전력을 다해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 ▲ 일본 도쿄항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고 있다. 161121 AP/뉴시스. ⓒ뉴시스
    ▲ 일본 도쿄항에서 컨테이너를 하역하고 있다. 161121 AP/뉴시스.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이번 협상을 통해 90일간 상호관세를 각각 115%P 인하하기로 결정하자 일본 내에서는 양국간 대립 완화로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줄었다는 점에서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기업이 중국을 거쳐 미국에 수출하는 예가 많다"고 짚으면서 "미국과 중국이 근거도 없이 고관세를 부과하면 일본 기업에는 마이너스"라는 외무성 간부 견해를 소개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응해 '치킨게임'을 벌였던 중국과 달리 일본은 보복조치를 최대한 자제했던 만큼 미·중 합의가 미·일 관세협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미국은 미·중 합의가 다른 나라의 선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표명했다"면서 유용한 참고사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나타냈다.

    아울러 일본 정부 내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전격적으로 관세조치를 완화한 것이 일본에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내심 미·중 대립이 심화하면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다고 관측했으나, 이러한 기대감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관세정책의 최대 표적인 중국과 추가 협상에 속도를 낼 경우 일본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번 (미·중) 합의가 일본 협상에 플러스가 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 미·일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일본은 1일 워싱턴 D.C.에서 장관급 2차 관세 협상을 벌였다. 협상 종료 직후 실무급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3차 협상은 이달 중순 이후 하기로 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이 합의하는 과정에 미국의 조바심이 작용했다고 판단하는 일본 정부는 국가별 차등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초를 1차 목표로 삼아 신중하게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집권 자민당 간부회의에서 △무역 확대 △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면에서의 협력 등 세 가지를 중심으로 협상 준비에 속도를 붙이라고 주문했다.

    이시바 총리는 "미·영 합의, 미·중 합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국익을 확보하고 확실한 성과를 남기도록 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해 24% 상호관세를 부과했다가 7월8일까지 유예했다.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에는 각각 25% 관세를 매기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관세 협의에 대해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모든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미국에 내밀 수 있는 협상 재료 준비에 분주하다. 조선 협력도 협상 카드로서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