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세계청년대회, 서울서 개최바오로 2세, 프란치스코 이어 세 번째 교황 방한프란치스코 방한 후 13년만…못 이룬 방북 재추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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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 AP=연합뉴스.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바티칸에서 열린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2년 후인 2027년 한국을 방문할 전망이다.교황 명으로 레오 14세를 선택한 그는 요한 바오로 2세,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한국에 오는 역대 세 번째 교황이 된다. 아울러 레오 14세의 방한은 네 번째다.이제 막 선출된 교황의 한국 방문이 벌써 예견된 것은 전임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WYD)에서 차기 2027년 개최지를 서울로 결정해 발표했기 때문이다.전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대축제인 세계청년대회는 교황과 청년들이 만나는 행사로 유명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재위 중인 1984·1985년 바티칸으로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초청한 것을 계기로 1986년 정식으로 시작됐다.세계청년대회는 제1회 행사가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열린 이후 대략 2~3년에 한 번, 7∼8월 무렵 개최지를 바꿔가며 열렸다.매번 교황이 개최지에서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만나는 것이 정례화돼 있다. 중간에 교황이 바뀌더라도 약속을 지켰다.일례로 2005년 독일 쾰른에서 세계청년대회를 열기로 한 것은 요한 바오로 2세였으나, 그가 대회를 약 4개월 앞두고 선종했다. 대신 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쾰른을 방문했다.대회 기간 중 교황은 개막 미사, 파견 미사를 집전한다. 마지막 파견 미사가 열리기 전날 교황과 청년들이 함께 밤샘 기도를 하며 비박을 하고 미사로 일정을 마무리한다.레오 14세가 세계청년대회를 위해 한국에 오면 교황의 역대 네 번째 방한으로 기록된다.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가 한국에 왔다. 2014년 프란치스코가 찾아온 이후 13년 만에 교황의 방한이 다시 이뤄진다.세계청년대회 개최와 교황의 방한은 세계 가톨릭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일인 만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통상 세계청년대회가 열리면 수십만~수백만명에 달하는 각국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며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한 생산유발 효과를 낸다. 앞서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027년 서울 대회에 내외국인을 합해 적게는 40만~50만명, 많게는 70만~8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교황은 서울에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이어지고 분열과 대립이 민주주의의 토대를 허문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주목된다.특히 프란치스코 재위 시절에 도모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교황 방북 프로젝트가 레오 14세의 방한이나 세계청년대회와 맞물려 다시 추진될지 이목이 쏠린다.지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 확립은 어느 교황이라도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이슈다.더군다나 북한은 선교의 자유가 없어 사제 파견의 길을 열기 위해 세계 가톨릭 수장인 교황이 직접 간다는 의미도 크다. 다만 교황의 방북은 북한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외교적 카드인 만큼 성사 여부는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를 비롯한 국제 정세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신임 교황의 한국과의 인연도 주목된다. 교황 레오 14세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총장으로 일할 당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세 차례 방한해 수도회 한국 공동체 자립을 지원했다.1955년 9월14일 시카고에서 태어난 교황 레오 14세는 1977년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입회했고,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85년부터는 페루에서 20년 넘게 선교사로 활동하며 주교로 봉사했다.2001년부터 12년간 공동체 생활을 강조하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장으로 활동하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시에 2014년 페루 북서부에 빈민가와 농촌 지역을 담당하는 치클라요 교구로 파견됐다.2023년 프란치스코 전임 교황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됐고 이후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일했다. 프란치스코 전임 교황의 측근으로 활동했으나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어서 교화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