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팍팍하다" … 한국, '삶의 질' 순위 세계 20위로 한계단 후퇴

유엔 산하 유엔개발계획(UNDP)이 각국 주민의 삶의 질을 평가한 '인간개발지수'(HDI) 순위에서 한국이 전년도보다 한 계단 내려앉은 세계 20위를 기록했다.

UNDP가 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5 인간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HDI는 2023년 기준 0.937로 집계돼 조사 대상 193개 국가 및 지역 가운데 20위로 평가됐다. 지수 자체는 전년도(0.928·19위)보다 상승했지만, 타국의 약진으로 순위가 밀렸다.

한국은 1990년 HDI 0.738로 출발해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2010~2012년에는 12위까지 올랐던 바 있다. HDI는 기대수명, 기대 및 평균 교육연수, 1인당 국민소득(GNI) 등 네 가지 지표를 종합해 평가된다.

2023년 한국의 주요 지표는 기대수명 84.33년, 기대교육연수 16.62년, 평균교육연수 12.72년, 1인당 GNI(구매력평가 기준) 4만9726달러였다.

미국은 전년보다 순위를 세 계단 끌어올리며 17위(0.938)에 올랐다. 기대수명(79.30년)은 여전히 짧았지만, 1인당 GNI가 7만3650달러로 크게 앞섰다.

HDI 1위는 아이슬란드(0.972)가 차지했다. 기대수명은 한국보다 짧았지만 교육연수와 소득 면에서 우위를 보였다. 이어 노르웨이, 스위스, 덴마크, 독일, 스웨덴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0.925로 23위, 중국은 0.797로 78위를 기록했다. 최하위권은 남수단(0.388),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차지했다. 북한은 자료 부족으로 순위에서 제외됐다.

UNDP는 코로나19 이후 삶의 질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HDI 평균은 0.756으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으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격차도 더 벌어졌다.

아킴 슈타이너 UNDP 총재는 "이런 속도 저하는 세계의 진보에 매우 현실적 위협이 닥쳤음을 시사한다"면서 "이것이 '뉴노멀'이 된다면 세계는 더 불안하고 분열되는 동시에 경제·생태적 충격에도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보고서에는 AI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글로벌 설문조사도 포함됐다. 응답자 절반은 자신의 직무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답했지만, 60%는 오히려 AI로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