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12일 대전과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최소 1달, 최대 2달 결장 예상기성용 공백 극복하면 서울은 진정한 우승 후보로 떠오를 수 있어
  • ▲ FC서울 중원의 핵 기성용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FC서울 중원의 핵 기성용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1 명가 중 하나로 꼽히는 FC서울. 하지만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라는 '현대가'에 밀려 우승을 맛본 지 오래됐다. 

    서울의 마지막 우승은 2016시즌이었다. 9년이나 흘렀다. 지난 8시즌 동안 전북이 5번, 울산이 3번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가가 지배하고 있는 K리그에서 서울은 우승 후보로 꼽히지도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분위기가 다르다. 김기동 서울 감독의 색채가 제대로 녹아드는 시즌. 제시 린가드라는 월드 클래스에 김진수, 문선민, 정승원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수혈하며 정상급 스쿼드를 꾸렸다. 

    게다가 지난 시즌까지 3연패를 일궈냈던 울산 왕조가 무너지고 있다. K리그1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고, 서울은 정말 오랜만에 우승 후보에 포함됐다. 

    현재 서울은 3승4무1패, 승점 13점으로 리그 5위다. 서울은 리그 초반 우승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1경기 더 치른 대전 하나시티즌이 승점 17점으로 1위다. 2위는 김천 상무로 승점 14점이다. 서울이 언제나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그런데 서울에 커다란 변수가 찾아왔다. 9년 만에 우승 희망에 부푼 서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변수다. 바로 서울 중원의 핵심 기성용의 부상 이탈이다. 기성용은 지난 12일 열린 대전전에서 전반 29분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기성용은 교체 아웃됐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성용은 햄스트링 문제다. 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3선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근심을 드러냈다.

    햄스트링 부상은 장기 부상을 의미한다. 서울 관계자는 "최소 1달, 최대 2달 결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대 2달을 기성용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기성용은 중원의 핵심 선수. 더불어 기성용은 서울의 '정신적 지주'다. 서울의 많은 어린 선수들이 기성용에게 의지하고 있다. 기성용을 보면서 축구를 배우고, 기성용이 옆에 있어 자신감을 가진다. 이런 선수가 있고 없고 차이는 크다. 

    서울의 위기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서울에 기회일 수 있다. 핵심 선수가 이탈했을 때 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면, 강팀과 약팀이 구별된다. 약팀은 와르르 무너지지만,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세운 강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강팀은 항상 최적의 대체자를 준비하고 있다. 오히려 핵심 선수 대체자를 새로운 스타 탄생의 기회로 삼는다. 

    서울이 이제 그런 시험을 치러야 할 때다. 기성용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 그 과정을 보면 서울이 진정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가 정해진다. 기성용이 없는 상황에서 무너지면 올 시즌 서울의 우승은 없다. 반대의 상황이 된다면 서울은 모두가 인정하는 우승 후보로 등극할 수 있다. 9년 만에 우승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서울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믿는 구석이 있다. 최근 서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미드필더 황도윤이 있다. 22세 젊은 피다. 기성용의 후계자로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다. 27세의 이승모도 있다. 김 감독은 수비수 최준을 중앙 미드필더로 변칙 기용하는 전술을 쓰기도 했다. 

    서울 관계자는 "충실하게 동계 훈련을 소화하고 고도화된 메디컬 파트 덕분에 선수단이 큰 부상 없이 경기를 치러왔지만, 직전 경기에서 선수들이 부상을 입게 됐다. 어려움이 찾아왔지만, 김기동 감독의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믿기에 고비를 잘 넘기면서 부상자들 합류를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