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루밍 논란'에 휘말린 배우 김수현(37)이 의혹 발발 20여일 만에 입을 열어 "결코 고(故) 김새론(25)이 미성년자였을 때 교제하지 않았다"며 "(고인이 성년이 된 이후)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기 4년 전, 1년여간 사귄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 ▲ 고(故) 김새론(25)이 미성년자였을 때부터 고인과 교제했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배우 김수현(37)이 의혹 발발 20여일 만인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스탠포드 호텔에서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자회견에는 김수현을 비롯해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변호사가 참석했다. 준비된 입장 발표 외 별도의 질의응답은 진행되지 않았다. ⓒ정상윤 기자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연 김수현은 "저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한다"며 "드라마 방영 당시 주변 분들에게 피해를 끼칠까 두려워, 김새론과의 교제 사실을 시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수현은 "저와 고인은 5년 전,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기 4년 전(2020년경) 1년여 정도 교제했다"며 "하지만 그때 저는 교제 사실을 부인했다. 저의 이런 선택을 비판하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지킬 게 많은 사람이라며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밝힌 김수현은 "다만 고인이 미성년자였을 때부터 사귄 건 아니"라며 "제발 저의 말을 믿어달라"고 하소연했다. -
다음은 김수현의 기자회견문 전문.
- ▲ 고(故) 김새론(25)이 미성년자였을 때부터 고인과 교제했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배우 김수현(37)이 의혹 발발 20여일 만인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스탠포드 호텔에서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자회견에는 김수현을 비롯해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변호사가 참석했다. 준비된 입장 발표 외 별도의 질의응답은 진행되지 않았다. ⓒ정상윤 기자
안녕하세요. 김수현입니다. 먼저 죄송합니다. 저 한 사람 때문에 너무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고인도 편히 잠들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가진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피해를 볼까 무서워하고 도망치고 부정하기 바빴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오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부터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다 이야기를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랬으면 저를 사랑해주신 팬분들과 애써주신 회사 식구분들이 이토록 괴롭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저와 고인의 사생활이 폭로될 때마다 내일은 직접 이야기하고, 이 지옥 같은 상황을 끝내자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내 결정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혹시 나와 모두를 잘못되게 만드는 건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2024년) '눈물의 여왕' 방영 당시 고인이 저와 함께 찍은 사진 올렸을 때도 그랬습니다.
저와 고인은 5년 전,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기 4년 전에 1년여 정도 교제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저는 교제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저의 이런 선택을 비판하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니까, 한 번만 제 얘기를 들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원래 저는 가진 게 많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지킬 것이 많은 사람이 돼 있었습니다.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고 있을 때도, 주연 배우로서 지켜야 할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때 만약 몇 년 전에 사귀었던 사람과의 관계를 인정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생각에 두려웠습니다. 나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 현장에서 잠을 지새우는 모든 스태프들, 이 작품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제작사, 그리고 회사 식구들 다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이 엇갈릴 때마다 스타 김수현으로서의 선택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매일 두려웠습니다. 제가 스타 김수현이기 때문에, 지키기 위해 선택한 모든 것들이 나에게 독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모든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만약 다시 '눈물의 여왕'이 방영 중이던 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다시 그 선택을 할 것입니다. 내 마음 하나 편하자고 그 결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렇게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게 지금 김수현이라는 인생을 선택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인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선택을 비겁하고 이기적이라고 비판하신다면 얼마든지 받겠습니다.
저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사과드립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걱정이 많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이 또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이런 조언을 해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좋게좋게 가자, 리스크 관리하려면 일단 적당히 받아들여라. 그러면 사람들이 관심에서 멀어질 것이다. 그 말을 들었다면 저와 고인의 사생활이 이렇게까지 폭로되는 일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내일은 무슨 사진을 올리겠다, 뭘 터트리겠다'라는 협박을 받지 않았을 것이고, 제 사생활을 담은 사진이 유출돼 모욕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저를 협박하면서 거짓을 사실이라고 인정하라는 강요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고인이 미성년자이던 시절 교제하지 않았습니다.
고인이 저의 외면과 소속사의 채무 압박으로 비극적 선택을 했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저와 고인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연인이었습니다. 서로 좋은 감정을 갖고 만났고, 다시 시간이 지나 헤어지게 됐습니다. 그 뒤로 고인과 좀처럼 연락을 주고 받지는 못했습니다. 대부분 연인과 마찬가지로, 헤어진 사이에 따로 연락을 주고 받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둘 다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이 알려진 배우이기도 했고, 고인이 저와 같은 소속사에 있었을 때는 고인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입장이라 더 그랬습니다. 그래서 고인이 음주운전 사고를 겪었을 때도 쉽게 연락할 수 없었습니다.
고인의 유족을 대변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고인의 마지막 소속사 대표가 음주운전 사건 당시 고인이 저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이야기한 것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고인은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런 상항에서 고인에게 어떤 연락을 취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이미 각자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제 말이 변명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가만히 있고 싶기도 했습니다. 저는 늘 과분한 사랑을 받는 만큼 오해도 많이 받습니다. 사실이 아닌 일도 사실처럼 돌아다닙니다. 저는 그 또한 제가 감당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인의 유족은 제가 고인의 전 남자친구라는 이유로 제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유족의 입장을 전달하는 유튜브 채널에선 소속사가 2차 내용증명을 보내 고인에게 채무에 대해 압박한 것처럼 방송했습니다. 하지만 1년 전 당시 제 소속사 대표와 고인의 소속사 대표와의 통화에선 전혀 다른 말하고 있습니다.
왜 고인의 마지막 소속사 대표님이 1년 전 통화와 완전히 다른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제가 잘못한 일은 얼마든지 이야기하고,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유족이 주장하는 음성은 사건이 폭로된 이후 새로 녹음된 것입니다. 유족이 처음에 공개한 카톡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카톡은 고인이 썼다고 하기엔 틀린 사실이 너무 많습니다. 2016년에 찍었다던 사진도 2019년에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또 고인이 저와 고인의 나이 차이를 틀릴 수가 없습니다. 4년 간 몸담았던 소속사의 이름과 계약기간을 틀리게 적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고인은 저희 회사에서 소속 배우로만 활동했고, 신인 캐스팅이나 비주얼 디렉팅을 한 사실이 없습니다. 유족은 얼마전 기자회견에서 저와 고인이 나눴다는 카톡 대화를 공개했는데, 2016년 카톡과 2018년 카톡에서 고인과 대화하는 인물들은 서로 다른 사람입니다.
저는 이 사실을 증명하고자 유족이 제출한 카톡과, 올해 제가 지인들과 나눈 카톡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검증기관에 제출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기관은 2016년과 2018년의 인물이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와 소속사가 유족분들의 증거에 대한 입장을 내면 갑자기 새롭게 녹음된 증언이 공개됩니다. 사건 시점을 교묘히 바꾼 사진과 영상, 그리고 원본이 아닌 편집된 카톡 이미지가 증거로 나옵니다.
제가 고인과 교제했다는 것을 빌미로 가짜 증언과 가짜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제가 한 선택에 대한 비판은 무엇이든 받겠습니다. 그렇다고 사실이 아닌 모든 것들이 전부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카톡에 대해 검증 절차를 밟은 것처럼 유족 측에서 증거로 내세우는 모든 것에 대해 수사기관을 통해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밟겠습니다. 유족 측이 가진 증거가 정말 진실이라면 수사기관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검증받을 것을 요청합니다.
이 기자회견이 끝나면 그들은 또 어떠한 가짜 증거와 가짜 증언으로 제 명예를 훼손하고 사람들을 괴롭힐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강요에 못 이겨 거짓을 진실이라고 한다면 저는 '인간 김수현'뿐만 아니라 '스타 김수현'에게 믿음과 사랑을 준 모든 분들을 배신하게 됩니다.
제가 아무리 연예인으로서 가면을 쓰고 사는 김수현이라 할지라도 그것만은 할 수 없습니다.
제가 한 일은 한 것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어떠한 비난도 다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입니다. 지금도 저를 믿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 그것만큼은 밝히고 싶습니다. 저를 믿어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꼭 증명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