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의 밀도로 무대를 채우다"5주간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서 펼쳐져총 10개 극단, 매주 2편씩 릴레이 공연
  • 단막극의 매력과 새로운 연극인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마련된 '단단페스티벌'이 올해, 작품성과 창작 역량이 더욱 단단해진 '단편 맛집'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짧은 단(短), 두드릴 단(鍛)이라는 뜻을 지닌 '단단페스티벌'은 '단막극을 통해 서로 함께 단단해지자'는 취지로 출발한 연극인들의 축제. 이 행사는 짧지만 밀도 있는 '50분 단편극'을 통해 젊은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응축된 형태로 풀어내는 실험적 연극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50분 단편듀엣전 - 단단페스티벌'은 오는 4월 2일부터 5월 4일까지 5주간 서울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진행된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총 10개 극단이 참여하며 매주 2편씩 릴레이 형식으로 공연이 열린다.

    개막 주인 1주차(4월 2~6일)에는 고전 희극과 사회 풍자극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그릿807(GRIT807)'의 '빠뜰랭 선생'은 언변과 궤변으로 위기를 모면하며 이득을 취하는 변호사 '빠뜰랭'의 이야기를 통해, 기만과 탐욕이 자초하는 허망함을 유쾌하게 풍자한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프로젝트 도토리 도르리'의 '무지개 다리가 무너졌다'는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을 출발점으로, 다시 이승에 되돌아온 반려동물들의 시선을 통해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함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주차(4월 9~13일)에는 고립된 인간 내면을 살피며 위로를 전하는 두 작품이 관객을 찾는다. '극단 파수꾼'의 '반갑습니다! 고객님'은 계약과 구원이라는 상징적 설정을 통해 인간 존재의 외로움, 그리고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것의 의미를 조용히 되묻는다. '극단 헤이숨'의 '집의 생존자들'은 자살 유가족의 시선을 통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자살 생존자'들의 고통을 다루며, 연극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주제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3주차(4월 16~20일)에는 가족과 청춘을 다룬 두 편의 작품이 준비돼 있다. '드림시어터컴퍼니'의 '토마토'는 재혼가정의 딸과 새아빠 사이의 어색한 유대를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족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이어지는 '프로젝트 버거'의 청소년극 '난색을 표하다'는 저 마다의 이유로 멈춰섰던 이들이 자신만의 청춘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을 공감각적 표현으로 선보인다.

    4주차(4월 23~27일)는 인생의 어느 순간, 지나쳐온 시간에 대한 회고를 담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연연'의 '그런, 순간이야'는 영국 교외의 한 카페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과, 삶을 함께 살아낸 부부의 일상을 통해 우리가 지나쳤던 찬란한 순간들을 되짚는 감성극이다. 이어서 '예술공동체 작당모의'의 '8월의 약속'은 세월 속에 묻어둔 내면의 상처와 마주한 한 여성이, 오래도록 외면해 온 '어린 날의 나'와 조우하게 되며 삶에 남겨진 흔적을 되짚는 작품으로 과거의 잔상이 현재의 자아를 잠식해가는 과정을 응시한다.

    마지막 주(4월 30일~5월 4일)에는 마지막 작품인 '이츠라이크컬쳐'의 '내 꿈은 사짜'는 낚시터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세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가치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창작집단 류'의 '파우스트 코미디 나잇'은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성공한 코미디언의 이야기로, '모든 것이 거래되는 세상' 속 인간의 욕망과 구원의 의미를 코믹하게 해체한 연극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감정과 구조 속 모순, 내면의 목소리를 다양한 시선과 장르로 풀어낸 10편의 작품들은 4월 2일부터 5월 4일까지 순차적으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막을 올린다. 평일은 오후 6시 30분과 8시 30분, 주말(토~일요일)은 오후 3시와 5시에 열린다. 월~화요일에는 공연이 없다.